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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 단숨에 '톱3'로…"K철강, 원팀으로 한일전 나서야"

■ 美 철강 시장 지각변동

'美 철강 강화' 염두에 둔 트럼프

더 큰 양보 지렛대 활용 가능성도

생산량 커진 日, 가격경쟁력 유리

車강판·가전 등 프리미엄 시장서

포스코·현대제철과 격돌 불가피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사실상 승인하면서 일본제철은 세계 3위(생산량 기준) 철강 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완전 자회사로 둘 수 있을지 인수 구조 등 세부적인 논의가 남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만큼 향후 절차가 순조로울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자동차 강판 등 미국 고급 철강재 시장을 두고 포스코·현대제철 등이 일본제철과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되면서 우리 업체로서는 미국 시장 확대에 장애물을 만나게 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US스틸과 일본제철의 계획된 파트너십으로 적어도 7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미 경제에 14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기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US스틸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브랜드 중 하나”라면서 일본제철의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일본제철이 US스틸을 가져가는 것이 미국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며 불허 명령을 내린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와 비슷한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경쟁력이 뒤처진 US스틸을 되살리는 것이 미국 철강과 제조업 부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뒤 생각을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항해 조선 분야를 강화하는 데 있어 자국의 철강 생산능력 제고가 필수라고 판단했다고 짚었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윌리엄 초우 일본 담당 부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제조업 부흥, 중국 견제라는 경제·안보 목적 달성에 (일본제철의 US스틸 투자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제철도 “(US스틸 인수는) 미국 제조업 전체에 획기적 전기가 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라는 표현 대신 ‘파트너십’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일본제철은 신규 제철소 건설을 포함해 US스틸에 총 140억 달러(약 19조 15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전에 밝혔던 투자 규모 약 27억 달러보다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자국에 대한 대규모 해외 투자 유치 성과로 삼을 수도 있다. 아울러 다음 달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날 예정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 더 큰 ‘무역 양보’를 얻어낼 지렛대로 삼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런 가운데 미국 고급 철강재 시장을 공략하는 K철강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일단 규모면에서 일본제철에 크게 유리해졌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2023년 기준 조강 생산량 4366만 톤으로 세계 4위다. US스틸(1575만 톤) 인수가 최종 성사될 경우 단순 합산 생산량이 5941만 톤으로 현재 3위인 중국 안강철강(5589만)을 앞서게 된다. 철강 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절대적이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생산 규모가 커지는 만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일본이 유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제철이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고급 강재를 주로 생산하는 US스틸을 앞세워 미국 공략에 나선다면 국내 철강 업계와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현대제철은 올 3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제철소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총 58억 달러(약 8조 5000억 원) 규모로 연간 270만 톤의 열연·냉연 강판 생산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포스코는 뒤이어 투자금의 일부를 부담하기로 하며 현대제철의 미 진출에 협력하기로 했다. 양 사는 2029년부터 자동차 강판을 중심으로 상업 생산을 시작할 계획인데 미국 내 현대차·기아 공장을 기반으로 고객사를 늘려나간다는 구상이다. 일본제철도 US스틸의 ‘미국 기업 프리미엄’을 활용해 미국 자동차 시장을 겨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원팀’으로 일본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일본 측은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완전 자회사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 이사회 구성 시 양국 간 비율 등 세부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요미우리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출자 비율에 제한을 두는 조건을 내걸고 승인하면 상황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최종 인수 성사까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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