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이 부풀어 안전 우려로 주민들이 대피했던 경기 수원시의 한 다세대주택의 외벽 일부가 26일 붕괴했다. 관련 신고가 접수된 지 6일 만이다.
경기 수원시와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57분께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의 다세대주택 외벽이 붕괴했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최초 신고자는 신고 1시간여 전인 오전 4시50분께 벽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고 소방에 말했다.
무너진 것은 건물 외벽에 마감재로 사용된 벽돌들로, 건물 골조를 이루는 콘크리트 구조물은 붕괴하지 않았다. 떨어진 벽돌은 앞서 수원시 측이 22일 붕괴를 대비해 설치한 안전망 안으로 쏟아져 내렸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장비 5대와 소방관 등 15명을 투입해 가스 차단과 전기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등 안전 조치를 실시했다.
수원시는 이날 외벽 붕괴 이후 긴급 안전진단을 벌인 결과 건물의 구조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35년 전인 1990년 준공을 받은 이 건물은 반지하를 포함한 4층짜리 건물로 현재 8가구, 10명이 거주하고 있다. 주민들은 20일 외벽이 부푸는 현상이 나타나자 같은 날 모두 건물에서 빠져나와 거처를 옮겼다.
수원시는 부푼 외벽과 정면으로 붙어있는 이웃 다세대주택 주민들에게도 대피하도록 해 모두 12가구, 17명이 수원시에서 제공한 유스호스텔이나 지인 집 등으로 거처를 옮겨 이번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21일 수원시와 국토안전관리원, 안전진단업체 등이 정밀 안전진단을 진단 결과 건물 자체의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외벽이 부푼 현상이 발생한 것은 내벽과 외벽 벽돌을 이어주는 철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강도가 약해진 탓에 벽돌을 지탱하는 힘이 약해졌기 때문으로 수원시 등은 보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지난 주말 외벽을 철거하려고 했는데 섣불리 건드렸다가 작업자들이 다칠 수 있어서 안전망을 친 상태로 지켜보기로 했고 오늘 별다른 피해 없이 일부 무너진 것”이라며 “건물은 안전한 것으로 나왔으니 소유주들에게 안전진단 결과를 제공해 보수업체를 통해 잔재 처리와 보수·보강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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