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격투 대회가 열렸다.
26일(현지시간)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전날 동부 저장성 항저우에서 중국중앙방송총국(CMG·차이나미디어그룹)이 주최한 'CMG 세계 로봇 대회'가 열렸다. 중국 로봇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유니트리(宇樹科技·위수커지)의 휴머노이드 로봇 'G1' 6대가 참가했으며, 경기는 중국중앙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번 대회는 공연과 격투, 두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공연 부문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단독·단체 시범을 펼쳤고, 격투 부문에서는 4개 팀이 실시간 제어 방식으로 격투를 벌였다. 격투 부문은 각기 다른 분야의 비전문가 인플루언서 4명이 조종한 유니트리 G1 로봇들이 2분씩 총 3라운드에 걸쳐 경기를 치렀다.
G1은 유니트리가 지난해 출시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신장 1.3ｍ 안팎에 체중은 35㎏이다.
링 바깥에서 엔지니어들이 음성 및 원격 제어로 로봇을 조종하면, 링 안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헤드기어와 글러브를 착용한 채 마치 인간의 이종격투기처럼 맞붙었다.
점수는 손 유효타에 1점, 다리 유효타에 3점이 부여된다. 로봇이 넘어지면 5점이 감점되고, 8초 내에 일어나지 못하면 'KO패'로 간주된다.
경기 시작과 함께 로봇들은 주먹을 내지르거나 무릎 공격, 옆차기, 앞차기 등을 선보이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인간의 동작을 모사한 움직임은 놀랍도록 정교했고, 둔탁한 타격음이 경기장을 울렸다. 일부 로봇은 쓰러진 뒤에도 10초가 되기 전에 스스로 일어나 격투 자세를 다시 갖췄다.
그런데 관중들의 환호 속에서도 경기 중간 우스꽝스러운 장면도 종종 연출됐다. 주먹이 허공을 가격하거나, 로봇이 심판을 향해 공격을 시도하는 돌발 상황과 함께 중심을 잃고 쓰러지거나 링 로프에 갇혀 움직임이 막히는 장면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를 로봇 기술 발전의 시험 무대로 평가했다. 중국 과학기술부 산하 국가과학기술전문가이자 중국컴퓨터학회 스마트로봇위원인 저우디 교수는 “로봇의 동작 제어와 실시간 인식 간의 부족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언론들은 이번 대회를 “공상과학(SF) 영화에만 등장했던 기술이 현실로 다가왔다”고 평가했다. CCTV는 “격투기 링이라는 극한의 시험 환경이 휴머노이드 알고리즘 발전을 촉진하고, 장기적으로는 인간의 삶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한편, ‘CMG 세계 로봇 대회·시리즈전’은 향후 농구·축구 등 구기 종목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오는 8월에는 베이징에서 마루운동·축구·댄스 등을 겨루는 휴머노이드 대회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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