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국적항공사의 국제선 운항 정시성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항 편수가 증가함에 따라 공항이 혼잡해지면서다. 유럽 항공사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운항량 증가로 예정된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국내외 53개 항공사(국적사 10개, 외국항공사 43개)를 대상으로 지난해 운항신뢰성과 항공교통이용자 보호충실성, 안전성, 이용자 만족도 등을 조사한 ‘2024년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항공사의 정시성을 포함한 운항신뢰성 평가에서 국내선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어로케이·에어부산이 매우우수(A++)로 평가됐다. 또 이스타항공(B++→A+), 에어서울(C+→B+) 등 대부분 항공사가 전년보다 개선됐다.
반면 국제선은 국적항공사와 외국항공사 모두 정시성이 다소 하락해 평균 B등급으로 평가됐다. 특히 에어서울(D++), 이스타항공(C+), 진에어(C++) 등 인천공항 출발 단거리 노선이 많은 저비용항공사가 주로 항공기 연결 원인으로 정시성이 하락해 등급이 낮게 평가됐다.
외항사는 루프트한자(E++), 에어프랑스(D+), 비엣젯항공(C) 등 유럽·동남아 거점 항공사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가용 항공로 제약, 운항량 증가에 따른 공역 혼잡 등의 영향으로 낮은 등급을 받았다.
국적항공사의 항공기 사고 발생률 등을 평가하는 안전성의 경우, 지난해 12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제주항공이 최저 등급(F)을 받았다. 항공 서비스 평가 결과 안전성에서 F를 받은 사례는 처음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운항편수 증가에 따른 공항과 공역 혼잡 등의 영향, 그리고 정비불량으로 인한 연결편 지연 등으로 인해 국적사와 외항사 모두 정시성이 다소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비요인 회항 등이 발생한 이스타항공(B+)·에어프레미아(C), 다수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던 티웨이항공(E+) 등도 안전성 평가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가 유사시 승객의 피해구제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는지와 피해구제의 분쟁조정 결과, 행정처분 이력 등을 평가하는 ‘이용자 보호 충실성 평가’의 경우 국적항공사는 모두 A등급으로 평가되고, 외국항공사도 E~F 등급이 사라지고 전년보다 평균 등급이 상향(C+→B+)하는 등 국내에서의 항공교통이용자 보호 수준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말레이시아항공(D+), 에어아시아엑스(C), 중국춘추항공(C+), 비엣젯항공(C++) 등 동남아·중국계 항공사는 여전히 피해구제 접수 불편, 합의 애로 등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국내 6개 공항(김포, 김해, 대구, 인천, 제주, 청주) 평가에서는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인천공항이 △신속성 △수하물 처리 정확성 △ 공항이용 편리성 등 3개 부문에서 모두 A 등급 이상의 평가를 얻었다. 특히 여객처리 원활성을 평가하는 신속성 분야에서 대구공항이 A+를 받았다.
박준상 국토부 항공산업과장은 "작년 사고 등이 반영돼 안전성 등급이 하락한 데 대해서는 최근 마련한 '항공안전 혁신 방안'을 적극 추진해 국적사의 안전성 강화를 선도할 계획"이라며 "올해 평가부터는 항공사의 지연율과 지연된 시간도 평가에 반영하는 등 평가를 고도화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향상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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