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들어 한국 여자골프는 최고 메이저 대회라는 US 여자오픈에서 4~5년에 한 번씩 ‘깜짝’ 소식을 들려주고는 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소속으로 US 여자오픈에 참가한 선수가 ‘덜컥’ 우승하면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직행 티켓을 얻은 것이다. 2011년 유소연, 2015년 전인지, 2020년 김아림이 그랬다.
KLPGA 투어의 ‘돌격대장’ 황유민(22·롯데)이 한국 선수 역대 네 번째 ‘US 여자오픈 신데렐라’가 되려 한다. 그렇게 되면 김아림 이후 5년 만이다.
황유민은 30일(한국 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힐스(파72)에서 열린 제80회 US여자 오픈(총상금 12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6명의 공동 선두와 1타 차이인 3언더파 공동 7위다.
KLPGA 투어 통산 2승의 3년 차 황유민은 키 163㎝의 크지 않은 체구로도 어마어마한 장타를 날린다. 화끈한 플레이 스타일과 귀여운 외모 때문인지 지난해 인기상을 받기도 했다. LPGA 투어 대회는 롯데 챔피언십에 두 번,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에 한 번 나가봤고 US 여자오픈 경험은 올해가 처음이다. 올 시즌 뒤 미국 진출을 계획 중인데 이번 대회 우승이면 퀄리파잉(Q) 시리즈를 치를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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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인데도 황유민은 첫날부터 평균 269야드(전체 7위)의 장타 드라이버를 앞세워 황유민다운 경기를 펼쳤다. 두 번밖에 그린을 놓치지 않은 날카로운 아이언 샷(적중률 88.8%)도 빛났다.
10번 홀로 출발한 황유민은 14번 홀(파5)에서 2온 1퍼트로 이글을 터뜨렸다. 티샷으로 275야드를 보낸 뒤 핀까지 208야드를 남기고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친 두 번째 샷을 4m 남짓한 거리에 떨어뜨렸고 오른쪽으로 휘어져 들어가는 이글 퍼트에 성공했다. 1번 홀(파5)에서 3퍼트 보기를 범했지만 3번 홀(파4) 2m 버디로 만회한 뒤 7번 홀(파5)에서 7m 버디로 선두를 1타 차로 압박했다. 4번(파4)과 5번 홀(파4)에서 넣은 5m, 2m 파 퍼트도 결정적이었다.
첫날 톱10에 오른 11명 가운데 한국이 3명, 일본이 4명일 만큼 한일전이 치열하다. 한국 군단과 일본 선수들은 이번 시즌 LPGA 투어에서 똑같이 3승씩을 합작했다. 개막전 우승자 김아림이 임진희와 함께 4언더파 공동 선두이고 일본의 다케다 리오도 선두다. 가와모토 유이(일본)와 하타오카 나사(일본), 이와이 치사토(일본)는 3언더파 공동 7위다. 지난해 신인상 포인트 2위의 임진희는 미국 진출 후 첫 우승을 노리고 시즌 1승의 다케다는 올해 신인상 포인트 선두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하려 한다. 지난주 멕시코 대회 우승자 이와이는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교포 선수 노예림(미국)도 4언더파 선두인 가운데 노승희와 마다솜·윤이나는 1언더파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노승희와 마다솜은 KLPGA 투어 소속이다. 역시 KLPGA 투어에서 도전한 배소현은 보기 6개(버디 1개)의 5오버파로 주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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