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계약 만료를 앞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전 축구선수 이천수가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를 택하더라도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천수는 지난 2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 ‘손흥민 사우디행 왜 지금 가야만 하나?’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지난 2009~2010년 사우디 리그에서 활약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천수는 “지금의 사우디 리그는 과거와 달리 외국인 선수들이 대거 유입되며 유럽 리그 수준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흥민이는 유럽 최정상에서 활약하는 나이는 어느 정도 지났기 때문에 예전 같았으면 가지 말라고 했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사우디는 나라만 사우디일 뿐 유럽 리그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 이티하드, 알 나스르 등 구단들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세계적 스타를 영입해 리그의 위상을 끌어올렸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우디 리그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를 통해 팬들에게도 매력적인 무대가 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천수는 “사우디는 지금 외국인 선수도 많고 적응이 어렵지 않다. 돈도 많이 주니까 제안이 들어온다면 안 갈 이유가 없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사우디에서 뛰었지만 지금 흥민이한테 연봉 350억 정도는 배팅할 것이다. 1년 계약이 아니라 2년 계약하면 600억~700억 원 정도 받는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한국 축구 팬들의 인식 변화에 대해서도 짚었다. “호날두는 사우디로 메시도 미국으로 갔지만 그 나라 팬들은 선수들을 비난하지 않는다. 유럽은 그런 마인드가 다르다. 한국은 괜히 논란 만들고 욕하는 문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손흥민이 지난 10년간 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준 경쟁력과 국가대표팀에서의 헌신을 국민들이 잊지 말아야 한다”며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대우조차 해주지 못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천수는 이어 “한국이 손흥민에게 100억 원 수준의 연봉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하지만 사우디의 350억 원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현실적인 격차를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제는 비난보다는 손흥민이 쌓아온 커리어를 존중해야 한다. 손흥민 인생은 공공재가 아니다”며 “그동안 국가를 위해 희생해왔고 이제는 돈을 따라가도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 팬들도 좀 더 성숙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손흥민이 10년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안다면 사우디행을 선택해도 비난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국적을 포기하고 사우디 대표 가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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