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의 첫 공식 햅 협상안을 거절할 뜻을 밝히며 양국 합의가 첫 단추부터 좌초 위기를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에 어떤 우라늄 농축도 허용하지 않겠다”며 강경 입장을 유지했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 시간) 미국이 제안한 첫 공식 핵 협상안을 이란이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의 고위 당국자는 “미국의 제안에 부정적인 답변을 준비하고 있고 이는 거절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제안에 이란 영토 내 우라늄 농축에 대한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며 “제재 해제와 관련한 분명한 설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CNN도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협상 동력이 무너지고 있다며 후속 협상이 없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의 협상안에 관해 “일관성이 없고 앞뒤가 맞지 않다”며 “현실적이지 않고 과도한 요구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올 4∼5월 다섯 차례 핵 협상을 진행하고도 우라늄 농축 활동, 핵 사찰의 범위와 정도, 대(對)이란 제재 해제 등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우라늄 농축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완전 중단 요구를 이란이 좀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미국은 지난 달 31일 이란에 처음으로 공식 협상안을 제시했다.
이란 측의 협상을 주도하는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 장관은 이에 대해 “미국의 협상안에 대한 이란의 공식 입장을 곧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완고한 입장을 내비치자 트럼프 대통령도 쉽게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오래전에 막았어야 했다”며 “우리의 미래 합의에서 어떤 우라늄 농축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보도의 내용을 부인하는 형태를 띠면서도 사실 이란의 반응을 확인한 뒤 제안을 철회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앞서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측이 공식 입장과 달리 민간용 저농축 우라늄은 이란 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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