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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서 '따로 노는' 美장관 셋, 속타는 日

베선트·러트닉·그리어, '성과경쟁' 치열

日앞에서 셋이 논쟁, 개별로 양보 요구

실무·장관·대통령 연계X 매번 설명해야

日 "정상회담서 결정때까진 아무것도X"

지난달 1일 미국 워싱턴에서 아카자와 료세이(오른쪽부터) 일본 경제재생상과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너르틱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가 관세 협상을 위해 만나 인사하고 있다./아카자와 료세이 X




미국과 일본의 관세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 측 협상 창구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3명으로 분산되면서 일본이 미국의 진짜 의도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 장관의 협상 스타일이 다른 데다 장관과 실무진 간 정보 공유도 원활하지 않아 협상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내부의 조직적 혼선이 협상 변수로 부상한 가운데 일본 정부는 이달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 간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은 전날 5차 장관급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출발했다. 아카자와의 미국 방문은 3주 연속이다. 이처럼 협상이 잦아진 배경에는 미국 측의 복잡한 협상 체제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협상 총괄로 지명한 사람은 베선트 장관이다. 헤지펀드 출신으로 시장을 의식하는 온건파로 분류된다. 미국 정부가 상호 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 반면, 러트닉 장관은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그는 CBS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관세를 올리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발언하는 등 보호무역에 적극적인 인물이다. 원래 통상 정책을 담당하는 것은 USTR이고, 이곳의 수장은 그리어다. 트럼프 정부 1기 때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의 측근으로 일본, 중국과의 관세협상에 관여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번 통상 교섭에서는 존재감이 다른 두 장관에 비해 약한 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트닉 장관에 ‘USTR을 직접 책임진다’며 일종의 감독 역할을 맡긴 탓이다.

미국 측의 복잡한 사정 탓에 협상 테이블에선 혼선이 연출되고 있다. 협상 주도 역할을 맡은 베선트 장관은 중국, 한국 등과의 관세협상도 담당하는 데다 국제회의 참석도 많아 일정 조율이 어렵다. 실제로 일본과의 3차 교섭에는 베선트가 참석하지 않았다. 닛케이는 관계자를 인용해 “3명의 장관의 협상 스탠스가 서로 다르다 보니 일본 측과 논의 도중 미국 측 3인의 장관이 서로 토론을 벌이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세 사람이 공을 세우려고 경쟁하고 있다”며 각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과를 어필하기 위해 일본에 개별적으로 양보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과 러트닉 장관은 재무장관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라이벌 관계이기도 하다.

장관과 실무진 간 연계도 일본 측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관세협상은 일반적으로 실무 차원에서 기술적 쟁점을 정리한 뒤 장관급에서 내용을 확정하고, 마지막에 정상의 판단으로 합의한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이 같은 연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 부처의 한 간부는 “대통령-장관-실무진이 서로 따로 놀고 있어 정보 공유가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사안을 장관에게 설명한 후, 다시 같은 내용을 실무진에게 반복해 설명하는 일이 많다”고 토로했다.

최종 결정권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정부가 정확하게 무엇을 원하고, 어디까지 양보하면 합의할지를 명확하게 표명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정상회담에서 결정될 때까지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는다는 것이 교섭 실무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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