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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송현] 보조공학, 모두의 일터를 만드는 기술

이종성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보조공학, 장애인에 직업기회 제공

개인 근무환경 맞춤서비스 필요

'따뜻한 기술' 체험의 장 넓혀야





최근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빠르게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가정에서는 음성으로 조명을 조절하고 식당에서는 로봇이 서빙한다. 이러한 기술은 다양한 산업 현장은 물론 장애인의 일터에서도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술은 장애인의 삶과 일터를 보다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보조공학기기가 있다. 보조공학기기란 장애인의 신체적 제약을 보완해 일상생활, 교육, 직업 활동 등을 수행하도록 돕는 모든 장비와 소프트웨어·기계장치를 말한다. 예를 들어 발을 사용하기 어려운 장애인은 ‘핸드컨트롤러’를 이용해 손으로 차량을 운전하고, 시각장애인은 점자 컴퓨터 ‘한소네’를 통해 학습하고 업무에 참여한다. 보조공학기기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장애인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사회참여를 실현하는 동력이 된다.

그러나 여전히 현실의 벽은 높다. 2024년 기준 전체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이 71.5%인 반면 장애인은 35.9%에 그친다. 이는 단지 개인의 역량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장애인이 충분한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음에도 물리적·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노동시장에 진입하거나 안정적으로 근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근무 환경이 장애인의 신체 조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 직무 수행 자체가 제한되기도 한다. 이러한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실질적인 해법이 바로 보조공학기기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2005년부터 보조공학기기 지원 사업을 통해 장애인의 직업 활동을 뒷받침해왔다. 처음 33개 품목, 90여 종에 불과하던 기기는 올해 63개 품목, 346종으로 확대됐다. 단순한 책상 조절 장치나 휠체어 등받이뿐만 아니라 AI가 글자와 사물을 인식해 음성으로 알려주는 ‘스마트글라스’, 휠체어 이용자가 자율적으로 물건을 옮기도록 돕는 ‘자동 로봇 운반대차’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장비들이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장애인고용공단은 기성 제품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례에 대응하기 위해 맞춤형 보조공학기기 지원도 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의 보조공학센터에서는 전문가들이 개인의 신체 조건과 근무 환경을 분석해 기기를 개조하거나 3D프린터 등을 활용해 직접 설계·제작한다. 이는 장애인 근로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꼭 맞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진정한 의미의 맞춤 서비스다.

기술이 사람을 향할 때 사회는 더 다양하고 포용적인 공간으로 성장한다. 보조공학기기는 264만 명의 장애인에게 일상의 편의이자 직업의 기회이고 우리 사회 전체에는 더 많은 창의와 혁신의 씨앗이 된다.

이러한 보조공학기기의 현재와 미래를 한자리에서 보고 체험할 ‘제20회 보조공학기기 박람회’가 10~1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다.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공단이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사람을 위한 따뜻한 기술’을 주제로 다양한 기기 전시와 체험 행사가 마련됐다. 이번 박람회는 단순한 기기의 전시를 넘어 따뜻한 기술의 진심과 미래를 직접 체감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장애인 당사자뿐만 아니라 많은 비장애인 시민도 참여해 장애인 동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포용적 일터를 향한 발걸음을 함께 이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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