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일본 정부의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중요한 카드로 자사의 유통망을 활용해 미국산 수입차를 판매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 시간)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은 나카지마 히로키 도요타자동차 부사장이 전날 공개된 자사 인터넷 동영상에서 미국 자동차를 일본 내 도요타 판매망을 활용해 판매하는 것도 "선택지의 하나"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도요타 측에 따르면 이번 방안은 도요다 아키오 회장이 지난달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만났을 때 처음 언급됐다. 당시 도요다 회장은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한 미국산 차량을 역수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의향을 밝혔다.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에 대해 "추후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구체적인 언급은 삼가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관세에 대한 재검토를 미국 측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현재 상호관세 10%에 더해 국가별 차등 적용되는 관세(일본은 14%)만을 협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품목별 관세 조정에 대해서는 난색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이 대량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지만, 일본 내에서 미국 차는 제대로 팔리지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수입차 인증제도 완화 등의 방안을 협상 카드로 제시했으나 양국은 아직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일본 측 협상 담당자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미국 측은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최종 합의점으로 향하는 길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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