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여행 중 가장 만족했던 부분이 ‘음식’인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즐긴 체험은 식도락(80.3%)으로 나타났다. 쇼핑이나 자연경관 감상, 박물관·전시관 감상보다 높은 수치다. 가장 만족도가 높은 활동(65.3%)과 방한시 고려한 관광활동(62.8%) 조사에서도 '식도락 체험'이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식도락 관광은 지역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효과도 크다. 음식의 개성이 강한 해안가, 섬, 산지 등 소외된 지역을 찾는 관광객 비중이 높아,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관광 프로그램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도 이점이다. 관련 기업이나 업소와 협업하기만 하면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어 상품 마련이 쉽고 콘텐츠 체험이나 쇼핑 등에 비해 최대 30~40% 가까이 투입 비용이 적다.
재방문 유도 효과도 상당하다. 음식은 현지를 방문해야 체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 음악 등 콘텐츠에 비해 재방문 촉진 효과가 크다. 문체부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의 재방문 의향은 지난해 92.3%로 높은 수준이다. 영국 매체 더 가디언은 서울과 인천 외에도 대구, 전주 등을 우리나라의 우수 미식 여행지로 꼽으며 "중국 음식보다 건강하고 일본 음식보다 강렬하다"고 소개했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식 종류는 무엇일까. 글로벌 미식 전문 가이드 ‘테이스트아틀라스’가 최근 뽑은 ‘가장 맛있는 한국 음식 순위'를 발표했다. 1위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 2위 육회, 3위 삼겹살, 4위 안심, 5위 보쌈 순이었다.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이 1위를 차지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치킨과 맥주를 합친 ‘치맥’은 이미 세계인들이 즐겨 쓰는 단어가 되었고,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너나할 것 없이 치맥의 매력에 빠져든다. 삼겹살은 ‘코리안 바비큐’로 널리 알려지며 삼겹살을 먹기 위해 한국에 온다는 외국인들까지 생겼다. 식탁에서 바로 구워 채소에 싸서 먹는 삼겹살을 경이롭게 생각할 정도이다. 크게 싼 삼겹살 쌈을 한 입에 먹는 한 쌈에 푹 빠진 외국인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쌈을 쌀 때 넣는 쌈장은 외국인들이 귀국길에 챙겨가는 필수템이 되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관광업계에서는 콘텐츠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미식을 중심에 둔 관광 구조의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물가에 민감한 동남아 관광객이 빠르게 늘면서, 여행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미식 관광'이 실용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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