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올여름 장마철이 시작될 전망이다. 역대 세 번째로 빠르게 시작되는 이번 장마는 올해 1호 태풍 ‘우딥’이 발달한 뒤 수증기와 정체전선이 만나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12일 오전 3~6시에 제주도에서 비가 내릴 전망이다.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정체전선이 형성되고, 이제 막 생성되기 시작한 제1호 태풍 ‘우딥’(1호 열대저압부)에서 유입되는 수증기가 더해지면서 12일 새벽 제주부터 여름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의 평년 장마 시작일은 6월 19일로, 올해는 약 일주일 빠른 장마다. 장마로 규정되면 1973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빠른 장마에 등극하게 된다.
내일 제주에는 20~6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곳은 80㎜ 이상, 시간당 10~20㎜의 강한 비가 뿌려질 수 있다. 장마는 북쪽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남쪽 북태평양고기압이 만나 생기는 정체전선에서 시작된다.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반복적으로 충돌해 비구름대를 형성하는데, 이 전선이 한반도 상공에 머물며 며칠씩 강수로 이어진다.
이번 비는 13일 전남과 경남으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남과 경남 남해안, 부산, 광주에 10~40㎜, 경남 내륙과 울산에 5~30㎜, 전북과 경북, 대구, 충청권에 5~20㎜ 수준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정체전선은 이후 북상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장마에 영향을 주는 올해 첫 태풍 우딥은 필리핀 서쪽 해상에서 발생한 열대저압부로, 이날(11일)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 우딥은 중국 광둥성 남서부 쪽으로 상륙해 중국 내륙에서 소멸될 것으로 보인다. 경로상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하지만 장마 강수량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예년보다 강하고 북서쪽으로 확장돼 동아시아 지역의 계절풍 강수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기상청은 6월 강수량이 평년(148.6㎜)보다 많고, 7~8월은 평년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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