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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4세·7세 고시’ 영유 광풍 막을 공교육 모델 만든다

◆국교위 '영유아 이중언어 교육' 용역 발주

학원비 年1854만원…등록금 2.4배

유아 영어학원은 7년새 200곳 늘어

정서에 악영향 여론에 국교위 나서

발달 단계별 언어교육 모델 내놓기로

그래픽=구선아 기자




‘4세·7세 고시’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유아 대상 영어 사교육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교육위원회가 조기 영어 광풍 해법 마련을 위해 연구 용역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 등록금보다 2배 이상 비싼 학원비에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고 사교육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아이들 정서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자 국교위가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교위는 최근 ‘영유아 이중언어 교육과 발달특성 연구’라는 제목의 용역을 발주했다. 국교위는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영유아기 발달 단계에 적합한 언어교육 모델 등을 마련하는 것을 이번 연구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국교위는 이번 연구에서 △영유아기 발달 단계별 언어 습득 과정 및 특성 분석 △이중언어 교육환경이 아동의 전인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 분석 △영유아 언어교육 관련 사교육 실태 및 국내외 동향 조사를 연구 핵심 내용으로 제시했다.



국교위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전인적 발달 중심 교육 모델과 사교육 의존 완화를 위한 공공 언어교육 강화 방안을 제시하고 가정·사회·국가가 함께하는 통합적 지원 시스템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국교위는 “국가 수준에서 아동의 전인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언어교육 정책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사교육에 대응하기 위해 국교위가 연구 개발 과제를 맡긴 적은 있지만 유아 대상 영어 사교육 맞춤형 해법을 찾기 위해 용역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교위가 특정 사교육 분야를 콕 집은 배경에는 대학 등록금을 웃도는 고액 학원비, 영유아 발달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사교육 의존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 유아 대상 영어 학원의 지난해 기준 월평균 학원비는 154만 5000원으로 연간으로 계산하면 1854만 원이다. 사립대 연간 등록금(2024년 기준 763만 원)의 2.4배에 달하는 수치다. 고액임에도 수요가 급증하면서 인기는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 615곳이었던 유아 대상 영어 학원 수는 올해 5월 기준 820곳으로 7년 새 200곳 이상 증가했다. 2023년(842곳) 정점을 찍은 후 조금씩 줄고는 있지만 수요 감소가 아닌 소규모 학원이 점차 시장에서 퇴출되고 경쟁력을 갖춘 대형 학원이 여러 반을 운영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구조로 재편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서초 소재 유아 대상 영어 학원 수는 94곳에서 84곳으로 10곳 줄었음에도 개설반 수는 오히려 165개에서 181개로 늘어났다.

학부모들이 가계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어린 자녀를 영어 학원에 보내고 있지만 영유아기 사교육 경험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김은영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연구책임을 맡은 ‘영유아기 사교육 경험과 발달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영유아 사교육의 시작 연령은 점차 낮아지고 비용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사교육 경험은 단기적으로 언어능력이나 어휘력과 상관이 없고 영향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사교육이 아동의 정서·사회성·신체운동·창의성 등 전인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국교위는 용역 계약을 이달 중으로 체결한 후 빠른 시일 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 모델 등을 제시할 방침이다. 이재명 정부가 국교위 주도로 유아 사교육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교위가 내놓는 대안이 사교육 경감 대책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계에서는 사교육 원인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전문가들로 연구팀을 꾸려야 기대했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는 “영어 교육 전문가뿐 아니라 교육정책 전문가들도 연구팀에 포함돼 영어 사교육이 왜 발생하고 있는지, 국가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제대로 살펴봐야 사교육 경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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