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먹던 90대 가슴에 달린 '배지' 뭐길래…한눈에 알아본 20대 해병대원들

사진제공=해병대 제6여단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위치한 해병대 제6여단 장병 2명이 국가유공자분들의 식사비를 대신 지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해병대 제6여단에 따르면 방공대대 소속 권율(21) 병장과 이찬형(20) 일병은 지난 6일 백령도 한 식당에서 냉면을 먹고 있던 국가유공자 오경록(92)씨를 발견했다.

6·25전쟁 참전 용사인 오씨는 당시 현충일 추념 행사에 참석한 뒤 다른 국가유공자 지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던 중이었다. 권 병장과 이 일병은 오씨의 가슴에 달린 ‘국가유공자 배지’를 발견한 뒤 몰래 계산대로 향해 10만원가량의 식사 비용을 대신 지불했다.



장병들이 식사비를 대신 내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한 백령면사무소 직원이 부대 측으로 제보하면서 이들의 선행이 알려졌다.

오씨는 이후 부대 측을 통해 “어린 해병들이 식사비를 대신 지불했다는 것에 한편으로 기특했지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우리 후배 군인들이 든든하고 자랑스럽다”며 “몸 건강히 복무하고,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병대원으로서 나라를 지켰다는 자긍심을 통해 모든 일이 잘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권 병장은 “현충일을 맞아 선배 세대의 헌신과 희생을 잊지 않고 존경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큰일은 아니지만, 저희의 마음이 잘 전달됐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해병대원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이 일병은 “국가유공자 배지를 착용하고 식사하는 어르신들을 보며 마음이 뭉클했다”며 “참전 용사분들께서 나라를 지켜주신 것처럼 저도 남은 복무 기간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해 나라를 지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