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등 가전제품에 사용된 철강에도 5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멕시코에서 가전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삼성, LG전자의 타격이 우려됩니다.
멕시코서 가전 상당량 생산하는 韓 업체 타격
우선 미 상무부는 12일(현지 시간) 연방 관보를 통해 50% 철강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철강 파생제품 명단에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 레인지, 오븐,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등이 포함됐습니다. 오는 23일부터 이들 제품의 철강 함유량에 따라 거기에 50%의 관세가 부과됩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가전제품을 생산하지만 멕시코 케레타로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합니다. LG전자도 테네시주에서 상당량의 제품을 생산하지만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냉장고를 생산하죠. 이들 제품의 철강 함유량에 따라 50%의 관세를 부과받게 됩니다.
2018 ‘세이프가드’ 악몽 재연…공장 이전 압박↑
업계에서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한국, 중국 등에서 수입하는 세탁기에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조치)를 발동해 추가 관세를 부과한 것의 데자뷔 같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당시 월풀은 삼성, LG전자에 세탁기 시장 주도권을 내주자 트럼프 행정부에 관련 청원을 넣어 결국 행동을 이끌어냈는데요.
이번에도 결국 한국기업을 정조준한 결과 아니냐는 평가입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미국 가전시장에서 LG전자 점유율은 21.1%로 매출액 기준 1위, 삼성전자는 20.9%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3, 4위는 제너럴일렉트릭(GE)과 월풀 등입니다. 이에 따라 삼성, LG전자는 미국으로의 공장을 이전해야 하는지,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