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사용된 철강에도 5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 추가 인상도 예고하고 나서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우리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상무부는 12일(현지 시간) 연방관보를 통해 50% 철강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파생 제품 명단에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 오븐 등을 추가했다. 이들 가전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은 제품 내 철강 가치를 따져 50%의 관세를 내야 한다. 해당 정책은 이달 23일 발효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세탁기를 생산하지만 멕시코 티후아나·케레타로 등에서 냉장고와 세탁기·건조기 등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다. LG전자 역시 테네시주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만들지만 멕시코 몬테레이에서도 냉장고를 만들고 있어 관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미국 가전제품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기업을 사실상 정조준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자동차 노동자들을 더 보호하기 위해 모든 외국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고 언급한 뒤 “머지않은 미래에 그 관세를 (더) 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관세가 높을수록 그들(외국 자동차 업체)이 이곳에 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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