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과 군사시설 등 100여 개 목표물을 공격한 가운데, 테헤란 주민들이 공포와 충격 속에서 밤을 보냈다고 현지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13일(현지시간) 새벽 이스라엘 전투기 200대가 참여한 대규모 공습이 시작되면서 이란 전역에서 폭발음과 화염이 목격됐다. CNN이 공개한 테헤란 현지 영상에는 도시 곳곳에서 연기와 불길이 치솟는 모습이 담겼다. 한 남성은 "새벽 3시 37분 아파트 단지 한 곳이 공격당했다"고 증언했다.
이란계 미국인 언론인 네가르 모르타자비는 CNN과 인터뷰에서 "이란에 있는 가족과 지인들이 길고 공포스러운 밤을 보냈다"며 "사람들은 땅이 흔들리고 폭발음이 들렸으며 머리 위로 전투기가 날아드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고 전했다. 그는 "주민들이 이번 공격에 좌절하고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테헤란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A씨는 "내가 사는 집 인근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지만 근처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며 "지금은 괜찮지만 이런 일이 또 생길까 봐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그는 "테헤란 시민들이 두려움과 슬픔을 느끼고 있다"며 "현재 상황이 빨리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번 공격으로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등 고위 사령관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란 국민과 관료들은 이 범죄에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핵 프로그램 합의를 촉구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앞서 이라크 바그다드 대사관 필수 인력 외 철수를 지시하고 바레인·쿠웨이트 주재 공무원과 가족들의 출국을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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