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이후 벤자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가자지구 사태로 정치적 궁지에 몰렸던 총리가 하루 만에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민 다수는 이란 핵 프로그램을 겨냥한 자국의 군사 작전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루살렘 히브리대학이 15~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 유대인 응답자의 83%가 이란 공격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유대인은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약 75%를 차지한다.
정치권 내 반대파 인사들도 일제히 지지를 보냈다.
2018년 네타냐후 총리와 갈등 끝에 내각에서 물러난 극우 성향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은 로이터에 “정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이란 문제에서는 옳은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중도 성향의 베니 간츠 전 국방장관 역시 “이란 문제에선 좌우가 따로 없다. 지금 우리는 옳다”고 밝혔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네타냐후 총리는 초정통파 유대교도 '하레디'에 대한 병역 확대를 두고 정부 불신임 투표에 직면했다.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 전체 120표 중 반대 61표로 가까스로 부결되긴 했지만, 통과될 경우 조기 총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조기 총선 시 네타냐후 총리의 패배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그러나 하루 뒤 네타냐후 총리는 ‘일어서는 사자’ 작전명을 내걸고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이번 공습으로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등 이란 군부 수뇌부가 제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습 공습 이후 네타냐후 총리가 안고 있던 정치적 부담도 사라졌다. 임기 내내 이어지던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집회 금지 명령으로 중단됐고 그가 연루된 부패 혐의 재판의 증인 출석도 미뤄졌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네타냐후가 공습의 명분으로 내세운 ‘이란 핵무기 개발 임박’ 주장보다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려는 의도가 더 컸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요하난 플레스너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IDI) 소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군사 작전이 네타냐후 총리의 장기적인 지지율 하락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이스라엘은 여전히 가자지구 전쟁을 마무리하지 못했고 전후 복구 전략도 부족하다. 이란 작전의 군사적 성공이 외교적 이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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