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일라이릴리, 1.8조원에 유전자편집 기업 인수… 국내선 임상도 쉽지 않아

"체내 유전자 교정해 1회 투여만에 효과"

국내 기술력 있지만 체내 교정 임상 불가

로이터연합뉴스




비만약 ‘젭바운드’로 유명한 미국 일라이릴리가 유전자 편집 기업 버브테라퓨틱스를 최대 1조 8000억 원에 인수했다. 버브테라퓨틱스는 세포 안의 유전자를 교정해 질병의 원인을 제거하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보유했다. 이처럼 유전자 치료제가 새로운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로 떠오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엄격한 규제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조차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릴리는 버브테라퓨틱스와 함께 개발 중인 유전자 편집 치료제 후보물질 ‘VERVE-102’의 임상 개발 성과에 따른 조건부 가격 청구권(CVR)을 포함해 최대 13억 달러에 버브테라퓨틱스를 인수한다. VERVE-102는 콜레스테롤 수치 및 심혈관계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전자 ‘PCSK9’를 타깃으로 하는 유전자 편집 치료제다. ‘나쁜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이 유전자를 교정해 이형접합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HeFH)을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버브테라퓨틱스에 따르면 유전자 편집은 기존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기술에서 진일보한 기술이다. 유전자 교정 기술을 직접 환자 몸 안으로 투여해 체내에서 유전자 교정이 이뤄지도록 한다. 세포 안의 유전자를 직접 교정해 질병의 원인 자체를 제거하기 때문에 1회 투여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버브테라퓨틱스 측 설명이다. 일라이릴리는 버브테라퓨틱스의 VERVE-102가 만성 심혈관 질환을 단번에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제거할 수 있다는 강점으로 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30년까지 60종 이상의 유전자 치료제가 승인될 것이라 보고 있다. 글로벌 유전자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7년에 198억 8000만 달러(약 2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도 유전자가위 기술력을 보유한 연구자들이 다수 존재한다. 김형범 연세대 의과학과 교수는 최근 떠오르는 첨단 유전자 교정 기술인 ‘프라임 편집기’ 기술로 성과를 냈고, 배상수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초정밀 염기교정 유전자가위 기술을 개발했다. 툴젠(199800)은 유전자가위 기술로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CTH-004’를 개발해 기술이전했다.

하지만 이들은 엄격한 규제 탓에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2021년부터 2025년 2월까지 승인된 국내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과제 174건 중 유전자치료 과제는 단 1건이었다. 현행 첨단재생바이오법은 체외 유전자 교정만을 허용하고 버브테라퓨틱스와 같은 체내 교정은 허용하지 않는다. 환자마다 세포를 꺼내 교정하고 다시 넣는 과정을 거쳐 시간과 비용 소모가 큰 체외 교정과 달리 체내 교정은 여러 장기에 접근할 수 있고 경제성이 우수하지만 임상시험조차 불가능한 셈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