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온라인상에서 ‘2025년 장마 기간’이라는 제목으로 장마 시작일과 종료일을 예보한 이미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도는 지난 12일 장마에 돌입했으며 중부지방은 이날 오후부터, 남부지방은 20일쯤 장마철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유되는 장마 일정 이미지 대부분은 1991~2020년 평균(평년) 장마 시작일과 종료일을 근거로 만든 추정 자료다. 올해 기상청 발표와는 달리 장마가 일주일 정도 늦게 시작하고 약 30일간 비가 계속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상황과는 다르다.
게다가 ‘장마철’이라고 해서 매일같이 비가 오는 것도 아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과거처럼 장마전선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천천히 이동하며 전국에 비를 뿌리는 전형적인 형태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2009년부터 장마 시작일과 종료일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장마’보다는 기간 개념이 강조된 ‘장마철’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여름 기후 특성을 설명할 때 기상청은 “장마철 강수량이 474.8㎜로 평년보다 32.5% 많았고, 비가 좁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분석했다.
중부지방 기준 평년 장마철은 평균 31.5일이지만, 실제 강수일은 17.7일에 불과하다. 2023년 장마철의 경우도 6월 29일부터 7월 27일까지 29일간 이어졌지만 비가 내린 날은 평균 21.1일이었다.
장맛비를 만들어내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은 서로 다른 성질의 기단이 충돌해 형성하는 좁고 긴 띠 형태다. 이로 인해 지역 간 강수량 편차가 매우 큰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7월 10일에는 전북 익산에 264㎜의 폭우가 쏟아졌지만, 불과 25㎞ 떨어진 김제에는 25.5㎜만 내리는 등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장마는 단지 수해 위험뿐 아니라 수자원 확보의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연간 강수량의 절반가량이 여름철에 집중되는데 이 중 약 30%가 장마철에 내린다. 이에 따라 장마철 강수는 산업 활동과 농업, 생태계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실제로 2022년 한국기상학회 논문에 따르면, 장마철 첫 강수만으로도 대기질 개선, 수자원 확보 등에서 약 500억~1500억원의 경제적 가치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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