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우익 포퓰리즘 정당인 '영국개혁당(Reform UK)'이 여론조사에서 집권 노동당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개혁당이 단일 정당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Ipsos)가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4일까지 성인 11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총선 투표 의향 조사 결과, 영국개혁당이 3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노동당은 25%로 뒤를 이었고, 보수당은 15%, 자유민주당은 11%, 녹색당은 9% 순이었다.
입소스에 따르면 영국개혁당의 지지율은 자사 조사 역사상 최고치이며, 노동당은 2019년 10월 이후 최저, 보수당은 1976년 조사 시작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정당별 충성도에서도 개혁당이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총선에서 개혁당을 지지했던 응답자 중 95%는 여전히 같은 선택을 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노동당은 54%, 보수당은 48%만이 재지지 의사를 밝혔다. 특히 노동당 지지자 중 12%는 개혁당으로, 8%는 자유민주당으로 이동했다. 보수당 지지자의 37%는 개혁당으로 돌아섰다.
정부 운영에 대한 국민 평가도 냉담했다. 국정 운영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16%에 불과했고, 불만족은 76%로 나타났다. 총리 키어 스타머에 대한 순호감도는 -54%p로, 영국개혁당의 나이절 패라지 대표(-15%p)보다 훨씬 낮았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고든 브라운(-48%p)이나 정권교체 직전의 리시 수낵(-37%p)보다도 낮은 수치다.
스카이뉴스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의석 전망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개혁당이 최대 340석을 차지하며 과반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고, 노동당은 176석, 보수당은 12석에 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의석은 노동당 403석, 보수당 120석, 자유민주당 72석, 개혁당 5석이다.
조기 총선이 없다면 다음 총선은 2029년 중반으로 예정돼 있다. 입소스의 기드온 스키너 선임국장은 “물가, 이민, 공공서비스에 대한 실망감이 여전하고, 노동당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민심 이반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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