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말까지 최대 8억 65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 상당의 자사 주식을 매각할 수 있는 계획에 따라 20일부터 주식 매도를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인용해 황 CEO가 이날과 이에 앞선 20일 이틀에 걸쳐 엔비디아 주식 10만주를 1440만 달러(약 197억원)에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황 CEO가 올 3월 채택해 지난달 분기보고서에 공개한 ‘10b5-1 계획’에 따른 첫 매도 거래다. 미국의 10b5-1 계획은 CEO와 고위 임원들이 시장 교란 없이 보유 주식을 매각할 수 있도록 미리 정해둔 일정·가격에 따라 자동 실행되는 매각 시스템이다. 주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사용한다.
황 CEO의 거래 계획에 따르면 그는 연말까지 총 600만주를 매각할 수 있다. 23일 종가 기준(144.17달러)으로 계산하면 8억 6500만 달러 규모다. 별도 공시에서는 황 CEO가 곧 추가로 5만주를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황 CEO는 1260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해 세계 부자 순위 12위에 올라 있다. 재산 대부분은 엔비디아 주식이다. 그는 지금까지 누적 약 19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 상당의 엔비디아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집계됐다.
엔비디아 이사회 멤버인 억만장자 마크 스티븐스도 주식 매각에 나섰다. 그는 이달 18일 60만주 이상을 약 8800만 달러(약 1200억원)에 처분했다고 월요일 공시했다. 스티븐스는 이달 초 최대 400만주를 처분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으며, 지금까지 200만주 이상을 매각했다. 다만 황 CEO나 다른 이사진과 달리 그는 10b5-1 계획을 통하지 않고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한편, 엔비디아 측은 장외 시간 공시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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