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오아시스(Oasis)의 멤버 리암 갤러거가 동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표현을 사용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비판이 거세지자 결국 사과에 나섰다.
리암 갤러거는 1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엑스·옛 트위터)에 별 다른 설명 없이 ‘Chingchong(칭총)’이라는 글을 남겼다.
‘칭총’은 서구권에서 중국어 억양을 희화화해 동양인을 조롱하거나 비하할 때 사용하는 인종차별적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한 조롱을 넘어 동양인을 ‘이해할 수 없는 말이나 이상한 억양을 쓰는 사람’으로 묘사하는 모욕적 표현이라는 점에서 서구권에서도 문제시되어 왔다.
한 이용자가 답글로 “그런 단어는 쓰지 마라”고 지적하자 리암은 “왜?”라고 답했고, 또 다른 팬이 “그건 인종차별이야(cuz it’s racist)”라고 재차 지적하자 리암은 “Behave(예의 차려)”라고 쏘아붙였다.
리암의 무심한 반응에 논란은 더욱 거세졌고, 결국 그는 문제가 된 게시물을 삭제한 뒤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이전의 트윗으로 누군가를 불쾌하게 했다면 죄송하다.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며 “여러분 모두를 사랑하고, 차별하지 않는다는 거 아시지 않느냐. 평화와 사랑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의 태도는 이미 많은 팬들의 실망을 샀다. 특히 내한 공연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국내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아시아 투어가 코앞인데 '칭총' 발언은 제정신인가”, “한중일 3개 국어로 미안하다고 사과해도 용서 못해줄 것 같다”, “흑인한테 '니거(nigger)'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데 아시아 팬들을 무시하는 거냐”, “다른 나라 가서 돈은 벌고 싶고 인종차별은 하고 싶니?” 등 날선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팬들은 “내한을 취소하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다.
오아시스는 1991년 결성된 브릿팝 대표 밴드로, 노엘·갤러거 형제의 불화로 2009년 해체를 선언했으나 최근 재결합 소식을 알리며 전 세계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오는 10월 21일에는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16년 만의 내한 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이후 25일과 26일에는 일본 도쿄돔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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