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더위 속에 전국적으로 온열질환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경북 구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20대 베트남 국적의 하청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국은 그가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경북소방본부와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40분께 남성 A(23)씨가 구미시 산동읍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앉은 채로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현장에서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구미소방서는 A씨가 발견됐을 당시 체온이 40.2도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일어난 시각 구미 지역의 기온은 37.2도에 달했다.
A씨는 이날이 첫 출근이었고 거푸집 설치 업무에 투입된 상태였다. 그는 근무를 마치기 전 동료들에게 잠시 자리를 비운다고 말한 뒤 돌아오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보건 당국은 사망 당시 체온 상태 등을 바탕으로 사인을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보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8일 중 부검 영장을 신청했고, 빠르면 9일 부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 체류 중인 A씨의 지인을 통해 기저질환 여부도 함께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사업자 측의 관리 소홀 가능성을 열어두고, 업무상 과실치사 여부를 조사 중이다.
고용노동부 구미지청은 사고 직후 해당 현장의 작업을 전면 중단시켰으며, 무더위 속 작업자 보호 조치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수사를 담당하는 대구고용노동청은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동시에, 온열 위험 대응 지침 준수 여부 등 전반적인 안전 대책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구미 지역에는 지난 6월 29일부터 폭염 경보가 계속 내려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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