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전세계 1위 식품 기업 네슬레가 생수 처리 방식 문제로 프랑스 정부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10일(현지시간) 프랑스 사기방지국(DGCCRF)이 파리 인근 네슬레 현지 본사를 압수수색했다고 전했다. 소비자 권익 단체 푸드워치의 고발에 따른 조치다.
이번 강제 조사는 네슬레가 천연 광천수에 금지된 여과·소독 기술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뤄졌다. 프랑스는 유럽 연합(EU) 규정에 따라 천연 광천수의 특성을 바꾸는 여과·소독 방식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네슬레 측은 압수수색 사실을 인정하면서 “당국 조사에 전면 협조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네슬레는 지난해 탄소 필터와 자외선(UV) 처리를 인정하면서 감시를 받아왔다. 해당 방식은 원래 수돗물 정화에 쓰이는 것으로 EU 기준에 맞지 않다.
특히 올해 5월 프랑스 정부가 ‘페리에’ 생수 생산 과정에서 규정 위반 사실을 인지하고도 방치한 정황이 드러나며 논란은 더 커졌다. 네슬레는 “현재는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지난해 관련 문제로 이미 벌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
이 같은 논란은 국내에서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페리에 위생 문제로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유통업체들이 판매를 잇따라 중단했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품질 관리 기준상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풀무원샘물이 한때 '네슬레 퓨어 라이프'를 유통했다. 페리에의 경우 수입·유통 전문기업 커피앤칵테일이 독점 수입·유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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