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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몰릴라…코픽스 하락했는데 금리 ‘요지부동’

신한銀 가산금리 올려 낙폭 상쇄

주담대 3.6~5.0% 기존수준 유지

농협·하나는 오히려 상승 ‘기현상’

실수요자 불만 점점 더 커질수도





가계대출 기준금리인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떨어졌지만 대출금리는 오히려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출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면서 벌어진 일이다. 금융 당국의 고강도 규제로 대출 한도가 줄어든 가운데 금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실수요자의 부담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3.70~5.11%로 전날(3.70~5.10%)보다 금리 상단이 0.01%포인트 올랐다. 신잔액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주담대 금리는 3.60~5.00%로 전날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코픽스는 국내 주요 은행 8곳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다. 코픽스가 낮아졌다는 것은 은행이 더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충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른 변수가 없다면 이를 기준금리로 삼는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날부터 적용되는 6월 신규 취급액 코픽스와 신잔액 코픽스가 전달보다 각각 0.09%포인트, 0.08%포인트 떨어졌는데 대출금리는 내려가지 않은 것이다.

신한은행의 대출금리가 내리지 않은 것은 가산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주담대의 가산금리는 16일 2.57%(금리 상단 기준)로 전날(2.48%)보다 0.09%포인트 뛰었다. 신잔액 코픽스 기준 상품의 가산금리도 0.08%포인트 올랐다. 대출 기본금리 낙폭을 가산금리를 올려 상쇄하면서 대출금리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한 것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코픽스가 내려가면 대출금리가 떨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반대로 대출금리가 요지부동이라는 것은 은행이 가산금리를 조정한 것인데 가계대출을 조이는 상황에서 금리를 이용해 대출이 더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NH농협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도 이날 3.37~5.92%로 전날(3.33~5.88%)보다 금리 상단과 하단이 모두 0.04%포인트 뛰었다. 하나은행의 관련 상품 금리도 전날보다 0.008%포인트 올랐다.

이는 은행들이 대출 쏠림 현상을 우려해 금리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당국은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 주담대 가능액을 6억 원으로 설정하면서 은행들에 가계대출을 관리할 것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당국이 하반기 대출 할당량도 기존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한 만큼 대출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은 특히 커졌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을 제외한 대다수 은행들은 올 상반기에 자체 대출을 거의 늘리지 못한 상황”이라며 “대출 실적을 올리고 싶을 테지만 자칫 대출 수요가 쏠릴 수 있으니 낙폭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조정하는 동시에 대출 모집인을 통한 대출 신청까지 조이면서 실적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14일부터 수도권 물건지에 대한 주담대 중 8~9월 실행 예정 건에 대해 모집인 채널 접수를 중단했다. NH농협은행도 모집인 기반 주담대·전세대출에 대해 월별 한도를 설정해 물량을 관리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다음 달 실행 건부터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고 이달 실행분은 7일자로 막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마다 편차는 있지만 목표 실적의 절반 정도는 대출 모집인을 통해 채워왔다”면서 “대출 모집인 채널을 사실상 차단한 것은 그만큼 은행들의 실적 관리 의지가 크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죄는 동시에 금리 조정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대출 절벽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자금 조달 부담이 이중으로 커진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말까지 부동산 투기 수요가 가파르게 커져 대출 관리가 불가피한 면이 있다”면서도 “뒤집어보면 현금 부자에게만 유리한 상황이 조성된 것이라 실수요자의 불만은 점점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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