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사실을 안 지 17시간 만에 출산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미국 피플지에 따르면 호주 출신 20세 여성 샬럿은 지난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이한 출산 경험을 공유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출산 직전까지 임신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이른바 ‘은폐형 임신(cryptic pregnancy)’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샬럿은 2년 반 동안 교제 중이던 연인과 함께하면서 체중이 늘었지만 이를 연애로 인한 자연스러운 변화로 여겨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생리도 지속됐고 피임약도 복용 중이었다.
이달 6일 그는 글루텐 과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가 의사의 권유로 임신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샬럿은 임신 중이라는 소식을 접했고 의료진은 처음엔 임신 초기로 추정했다.
하지만 곧이어 진행된 초음파 검사에서 태아가 이미 임신 38주 4일차에 접어든 상태임이 확인됐다. 태아를 둘러싼 양수가 거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병원 측은 즉시 유도 분만을 결정했고 샬럿은 곧장 출산에 들어갔다.
그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믿기지 않았다. 무릎을 꿇고 토하면서 ‘이게 진짜 현실인가’라는 생각만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후 약 2시간의 진통 끝에 건강한 아들을 품에 안았다. 임신을 인지한 지 고작 17시간 만이었다.
샬럿은 실제 병원에서 받은 의료 기록도 함께 공개했다. 현재는 “아들과 함께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며 “예상 못한 일이었지만 남편과 함께 부모로서의 삶을 잘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샬럿의 사례처럼 태반이 자궁의 앞쪽(자궁 전벽)에 위치하면 태동을 느끼기 어려워 임신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임신 20주 이후까지 본인 또는 의료진이 임신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하며 전체 임신 중 약 500건 중 1건 꼴로 발생한다.
이 중에서도 샬럿처럼 출산 직전까지 전혀 모르고 있다가 알게 되는 경우는 ‘완전 은폐형 임신(fully cryptic pregnancy)’으로 불린다.
은폐형 임신은 착상혈을 생리로 착각하거나 태동 인지가 어려운 자궁 전벽 태반, 복부 비만, 심리적 부인이나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피임 중인 여성, 폐경 전기 여성,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을 앓는 여성, 최근 출산을 경험한 여성일수록 이러한 임신을 인지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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