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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없이 20kg 뺐다" 미국서 난리난 비만약, 다음달 韓 온다는데[안경진의 약이야기]

한국릴리, 8월 중순 마운자로 5·10㎎ 발매

전 세계에서 유일한 GIP/GLP-1 이중효능제

발매가·기존 ‘위고비’와의 경쟁구도도 관심사

해외에서 발매된 '마운자로' 제품 사진. 사진 제공=일라이릴리




“지난주부터 '위고비' 투약을 시작했는데, 다음달에 갈아탈까? 좀 더 기다려 볼걸 그랬나봐."

올 여름 휴가 때는 래시가드가 아닌 비키니를 입겠다며 독한 다이어트 의지를 다졌던 친구가 이른 아침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울렸습니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경쟁약물인 ‘마운자로’가 곧 발매된다는 소식을 들은 모양이었죠.

마운자로는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유사체 계열 당뇨·비만 치료제입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GLP-1 기반 이중효능제로,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보다 체중감량 효과가 강력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 발매 시기에 대한 관심이 높았죠. 일라이릴리 한국법인인 한국릴리는 최근 마운자로프리필드펜 2.5㎎·5㎎ 제품을 다음달 중순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터제파타이드 성분의 마운자로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위고비와 마찬가지로 일주일에 한 번씩 복부와 허벅지, 팔뚝 등 피하부위에 자가 투여하는 주사제입니다. GLP-1 수용체와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티드(GIP)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활성화하도록 설계됐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지속시키는 두 가지 호르몬에 동시 작용하니 얼핏 들어도 GLP-1 수용체에만 영향을 미치던 기존 약보다 치료 효과가 더 강력할 것으로 기대되지 않나요?

실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의 근거가 된 SURMOUNT-1 임상 3상 시험 결과에 따르면 평균 체중 105㎏인 성인에게 마운자로 15㎎을 72주간 투여했을 때 최대 22.5%(23kg)의 체중감량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투약기간을 84주로 늘린 임상시험에선 평균 26.6%(29.2㎏)의 체중감량 효과가 나타났죠. 비슷한 기간 위고비 2.4㎎을 투여한 그룹의 체중 감소율은 14.9% 수준이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가 공개되자 “위밴드, 위우회술 등 고도비만 환자에게 시행되던 수술을 대체할 날이 머지 않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열광했죠. 한국릴리는 “인슐린 분비 촉진, 인슐린 민감도 개선, 글루카곤 농도 감소를 통해 혈당 강하와 위 배출 지연에 따른 음식 섭취 감소,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 약을 투약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마운자로는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됐거나,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의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습니다. 과체중의 기준인 BMI 27㎏/㎡만 넘어도 고혈압·당뇨병·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등의 합병증이 있는 경우 마운자로를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이들 적응증 모두 주 1회 2.5㎎ 용량으로 투여를 시작해 4주 이후부터 주 1회 5㎎을 투여하도록 권장됩니다. 필요 시 최소 4주간의 유지기간을 거쳐 2.5㎎씩 증량하고 주 1회 투여용량을 최대 15㎎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미국에선 2022년 당뇨병 치료제로 먼저 출시됐고 작년 6월에야 비만 치료에 관해 FDA 승인을 받았죠. 혹시 마운자로라는 제품명이 어딘가 익숙하다고 느낀 분 있으신가요? 마운자로는 단일 산맥으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킬리만자로에서 기원했다고 합니다. ‘마운(Moun)’은 산(Mountain), ‘자로(jaro)’는 킬리만자로(Kilimanjaro)의 끝부분에서 따온 셈이죠. 미국에서는 당뇨병 적응증의 경우 마운자로로 한국과 동일하지만 비만 치료제로는 '젭바운드'라는 별도 제품명으로 출시됐습니다. 한국에선 적응증과 관계 없이 제품명이 동일합니다.

마운자로는 미국에서 발매된 이후 틱톡·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운동 없이 20㎏을 감량했다”는 후기들이 퍼지면서 오프라벨(허가 외 의약품) 방식으로 비만 환자들에게 처방돼 품귀현상이 일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발매 시기가 공개되지 않았는 데도 사전 예약을 받고 대기 리스트를 관리하는 병·의원이 생기고 있거든요. 대한비만학회는 “비만에 대한 인지는 커녕 환자도 보지 않고 처방전만 배포하는 의원이 많다”며 비만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춘 의료진에게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GLP-1 계열 약물의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복통 등 위장관계 증상입니다. 대부분 투여 초기 단계에 나타난다고 하니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용량 조절과 부작용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없이 20kg 뺐다" 미국서 난리난 비만약, 다음달 韓 온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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