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무기 공동구매 대출 프로그램에 현재까지 약 20개 회원국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의 무기 재고를 늘리거나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자금 조달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EU의 방위력 강화를 위한 사업이다.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EU 방위·우주 집행위원은 24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총 1000억 유로(약 162조 원) 이상의 대출이 지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청 회원국 명단은 29일 잠정 마감 기한까지 발표될 예정이며, 이후에도 신청이 가능해 지원국은 늘어날 수 있다.
참여국들은 11월까지 무기 구매 계획을 확정해야 하며, EU 집행위는 이를 평가해 연말께 첫 대출금을 집행할 예정이다. '세이프(SAFE)'로 명명된 이 프로그램은 EU 예산을 담보로 최대 1500억 유로(약 244조 원)를 회원국에 지원한다.
지난 3월 EU 집행위는 '유럽 재무장 계획(REARM Europe Plan)'의 핵심 정책으로 세이프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거나 각자 무기 재고 비축을 늘리려는 회원국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서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자유무역연합체(EFTA)국가인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도 EU 회원국과 동일한 조건으로 공동구매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무기 구매시 EU, 우크라이나, EFTA 권역을 제외한 제3국산 부품이 전체의 35%를 넘을 수 없도록 했다.
한편 한국, 일본, 영국, 캐나다 등 EU와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한 비회원국도 팀을 꾸려 공동구매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조건이 까다롭다. 부품 35% 제한 요건 등을 적용받지 않으려면 EU와 별도 협정을 맺어야 하고, 유럽 내 생산 시설을 두고 재정 기여를 하는 등 세부 조건이 붙는다. 이에 따라 EU 회원국이 아닌 국가 중에서는 영국이나 노르웨이 등 극히 일부만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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