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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상 759조 투자까지 합의했는데…'언제 어떻게' 말 다른 美·日

트럼프 "日 5500억 달러 투자, 수익 90%는 美가"

이시바 "출자·융자 방식…이익은 공헌도·위험도 반영"

"아마 8월?" 시행 시점도 명시적 합의 없어 두루뭉술

지난 2월 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미일 무역협상이 타결되고 사흘째로 접어들었지만 구체적 합의안에 대해서는 아직 양국의 온도차가 큰 모습이다. 합의문에 서명하는 방식이 아니었던 데다 시행 시점 등 세부사항까지는 논의도 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상황에 따라 세부 내용을 명확화하기 위한 후속 협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현지 시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여야 당수 회의를 열어 합의 내용을 설명했다. 일본 정부도 이에 맞춰 합의 내용 개요를 공표했다. 그러나 일본이 받아들인 내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측 인사가 설명하는 내용이 다소 달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견이 가장 큰 것은 '빅딜'로 여겨진 5500억 달러 투자에 대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내 요청에 따라 일본은 미국에 5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며,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에 대해 "(일본) 정부계 금융기관이 최대 5500억 달러 규모의 출자와 융자, 융자보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JBIC(옛 일본수출입은행)와 일본무역보험을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며 정부는 이들 기관의 자본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금액에 대해서도 사업 진척에 따라 결정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도 23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일본은 미국에 (투자 대상)프로젝트를 선정할 능력을 줄 것"이라며 "대통령이 '미국에서 의약품을 만들자'고 하면 일본이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고, 우리는 그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는 사업자에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익의 90%는 미국의 납세자가 갖고 10%는 일본이 가질 것"이라며 "일본은 국가 안보 우려에 중요한 것을 후원하면서 '우리는 미국의 편이 되겠다'고 약속하며 관세를 낮춘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날 일본 정부의 합의 내용 개요 공표에 따르면 일본 측이 출자하는 경우의 이익배분은 "상호 부담하는 공헌도와 위험도에 근거해 1대 9로 한다"고 기술됐다. 대출이 아닌 출자에 한해, 그것도 공헌도와 위험도에 근거한다는 제한이 붙었다.

시행 시점에 대해서도 명시적인 합의는 없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전날 귀국 후 공항에서 만난 취재진들에게 "제한된 시간에 대통령과 얘기하느라 시점까지 확인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지금까지 장관급 협상에서 벌여온 전제 위에서 한 것이고, 애초 8월 1일을 염두에 두고 협의해왔다"고 밝혔다.

합의 사항을 충분히 이행하는지 '중간 점검'을 할 것이라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는 "논의한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베선트 장관은 23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우리는 (일본을) 분기 별로 평가할 것이며, 대통령이 만족하지 않으면 자동차와 나머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25%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양측의 발언과 입장이 달라지는 것은 서로 유리한 내용만 강조하는데 따른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무역 협상이 합의문 형태로 발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연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5월 미국이 영국과 무역 합의를 마치고 공개한 문서는 3쪽 분량의 백악관 팩트시트(참고자료)가 전부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에 대해 과거 미국이 수년간 걸친 협상 끝에 완성한 수백 쪽 분량의 포괄적 무역 합의와 완전히 다른 수준이라고 짚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최종 합의에 대한 서명 등 절차가 남았는지에 대해서는 "과거 미일 무역협정 때처럼 문서에 서명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를 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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