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6일 김건희 여사의 소환을 앞두고 있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장신구의 가격은 약 6000만원 상당으로, 이 목걸이의 진품 여부에 따라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여사 측은 이에 대해 “시리얼 넘버가 없는 모조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김 여사 오빠 김진우 씨 장모의 주거지에서 발견한 목걸이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 당시 김 여사가 착용한 것과 동일하다고 판단하고 진품 여부를 검토 중이다. 특검 관계자는 “해당 브랜드에 대한 적절한 감정 방식으로 진품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김 여사가 나토 순방 중 착용한 목걸이가 고가의 명품 브랜드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제기됐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품목당 500만원을 초과하는 보석류는 재산 신고 대상이지만, 해당 목걸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산신고 내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지인에게서 빌린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김 여사 측은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 조사에서 기존과 다른 해명을 내놨다. 김 여사 측은 당시 제출한 서면을 통해 “해당 목걸이는 김 여사가 해외에서 산 모조품”이라며 “모조품이라 특별히 관리하지 않았고, 어디에 있는지 현재는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목걸이에는 정품에 부착되는 시리얼 넘버가 없으며, 김 여사 본인도 정품이 아님을 인지하고 착용했다는 입장이다.
특검은 목걸이의 진품 여부 외에도 구입 시점과 방식, 김 여사 오빠 인척의 자택에 해당 물품이 보관된 경위까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대통령실의 초기 해명과 이후 김 여사 측의 진술이 달라진 점 역시 의심스러운 부분으로 보고 있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7일 “청탁용으로 건넸다는 명품 목걸이가 진품 여부를 떠나 김 여사 오빠의 장모 집에서 발견됐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라며 “국민은 윤석열정권과 정치검찰이 조직적으로 은폐해 온 범죄와 국정농단의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아울러 특검은 아크로비스타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김 여사의 수첩도 정밀 분석 중이다. 김여사가 2009년에 쓰던 이 수첩은 전화번호부 형식으로, 과거 인맥 및 활동을 파악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김 여사가 소유한 샤넬 신발 7켤레가 압수 대상에 포함됐으며, 특검은 이를 모두 촬영해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와 관련된 전성배씨(건진법사)로부터 전달된 샤넬 가방을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신발과 다른 가방으로 교환한 정황이 있었는데, 교환 당시 신발 사이즈는 250mm로 전해졌다. 특검이 확보한 신발 7켤레의 사이즈는 모두 260mm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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