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98%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새 당 대표로 선출된 가운데 ‘이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요구하는 국민동의 청원’의 청원인 신인규 변호사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신 변호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60만 국민의 목소리,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십시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게시글에서 신 변호사는 “국회는 매번 ‘일하는 국회’를 말로만 외치며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인다. 하지만 그 말은 해마다 반복되는 형식일 뿐 정작 실천은 뒤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대선 현장의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준석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은 정치인의 언어가 얼마나 파괴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한 ‘말실수’로 넘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많은 여성과 청년, 그리고 상식 있는 시민들이 공분한 것은 이 발언이 성적인 대상화와 유권자 비하라는 이중의 폭력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국회는 침묵조차도 아닌 ‘시간 끌기’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짚었다.
6·3 대선 TV토론에서 여성 신체와 관련해 부적절한 표현을 일삼은 이 의원에 대해 이달 6일 국회의원직 제명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은 60만4630명의 동의를 받아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143만여명의 동의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 청원 이후 최다 동의 수준이다.
신 변호사는 글에서 “말로는 ‘윤리’와 ‘국민 책임’을 외치며 실제로는 정치권 내부 권력 균형을 깨지 않기 위해 서로를 감싸는 구조, 이 구조 자체가 바로 정치혐오의 뿌리”라고 했다.
그는 또 “이 의원의 발언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지금의 정치 문화가 얼마나 반성과 책임에서 멀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징표”라며 “이 발언에 대해 제대로 된 징계조차 하지 않는 국회라면, 과연 국민에게 도덕성과 책임감을 논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신 변호사는 우 의장을 향해 “국회의장으로서 이 중요한 기로에서 어떤 선택을 하실 것이냐”며 “60만 국민의 간절한 목소리에 응답하시겠는가, 아니면 또다시 정치적 안일함 속에서 시간을 허비하겠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끝으로 “국민은 더 이상 기다릴 인내심도 남아있지 않다”며 “일하지 않는 국회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그 의미를 묻겠다. 국회의원 스스로의 권위를 내다버린 채 동료 감싸기로 일관하는 기득권 연대에 대해 반정치 청산을 끝까지 요구할 것”이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여야는 오는 29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고 윤리특별위원회 구성안 상정·의결을 추진한다. 부적절한 대선 TV토론 발언으로 60만명 이상의 국민이 의원직 제명 청원을 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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