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성이 매년 11월 실시하던 자위대 관열식(열병식) 행사를 중지하기로 했다. 중국·러시아 등의 군사 활동 증가로 안보 환경이 엄중해지는 가운데 전국에서 다수의 부대와 장비를 집결시켜 행사를 치르는 부담을 없앤다는 이유에서다.
31일 복수의 일본 언론에 따르면 방위성은 1951년부터 73년간 이어온 자위대 열병식을 ‘엄중한 안보 환경’을 이유로 더는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방위성 매년 11월 육상자위대의 관열식, 해상자위대의 관함식, 항공자위대의 항공 관열식을 진행해 왔다. 1951년 시작된 관열식은 자위대 최고지휘관인 총리도 참석해 대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국민들이 자위대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육해공 3개 자위대가 행사를 돌아가며 실시해 왔다. 올해는 해상자위대의 관함식 차례였지만, 이번 결정으로 이 행사도 취소됐다.
방위성에 따르면 자위대의 열병식을 위해서는 전국에서 다수의 부대와 장비를 집결시켜야 한다. 한 군 관계자는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활동이 활발해진 가운데 자위대의 본래 임무인 경계·감시, 영공침범 조치 등의 활동 기회가 늘어 빈틈 없는 우리나라 방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행사 실시가 곤란한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의 대만 주변 군사 활동 증가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더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빈번해지면서 자위대의 경계 태세는 강화되고 있다. 이 밖에 다른 나라와의 공동 훈련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도 행사 중단의 한 이유로 언급됐다.
일반에도 공개됐던 이들 행사는 코로나 19 사태 이후 2020년부터 규모를 축소하고, 무관중으로 실시해 왔다.
방위성은 앞으로 전국 각지의 부대별로 장비 전시나 체험 탑승 등의 행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안보 환경이 크게 변화하지 않는 한 실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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