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자녀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나온 ‘소정의 절차’ 발언을 두고 문해력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전날 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와 자녀 관련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특히 이날 국민의힘은 최 후보자의 장녀가 네이버의 미국 자회사인 ‘웨이브 미디어’에 이른바 ‘아빠 찬스’로 입사한 뒤 이를 통해 미국 영주권을 취득했다는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당시 배 의원은 최 후보자에게 “후보님이 언론 보도 이후에 보도한 기자에게 ‘우리 딸이 학교에서 상위 15%에 해당하는 우수한 성적으로 나왔고, 소정의 절차를 거쳐 적법한 과정으로 취업했다’고 해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 의원은 “소정의 절차라는 말도 웃긴다. 보통 취업(준비)생들은 소정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엄청나게 고난의 절차를 거쳐서 취업에 성공한다. 이거 국민들이 보기에 이상하지 않냐”고 지적했다.
배 의원의 질의에 최 후보자는 “소정의 절차라고 하는 것은 간단한 (채용) 절차를 거쳤다는 뜻이 아니라 웨이브 미디어가 설정한 채용 프로세스를 다 거쳤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소정’이라는 단어를 사전적 의미에 맞게 고쳐 잡은 발언이었다.
‘소정(所定)’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명사로 ‘정해진 바’라고 풀이하고 있다. 따라서 ‘소정의 절차’를 거친다는 표현 역시 고난 없이 간단한 절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정해진 절차를 모두 거쳤음을 의미하는 게 된다.
청문회 이후 온라인상에는 배 의원의 발언을 두고 문해력 논란이 일었다.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아나운서 출신인 배 의원이 사전적 의미와 다르게 ‘간단하다’는 맥락으로 해당 어휘를 사용한 데 대해 비판했다.
한편 최 후보자 등에 따르면 후보자의 딸은 2016년 웨이브 미디어에 취업해 2019년 2월 영주권을 취득, 같은 해 12월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후보자는 2013년 7월까지 네이버의 전신인 NHN비즈니스플랫폼의 대표를 지냈다. 이후 2015년 6월까지 네이버의 경영 고문으로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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