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안보 빠진 관세담판…트럼프, 회담자리서 방위비 청구서 내밀듯

[2주내 韓美 정상회담]

대통령실 곧바로 준비작업 착수

실무회담으로 일정 당겨질 수도

2000억弗 펀드 수익배분 등 논의

주한미군 전략성 유연성도 의제

전작권·북미관계도 테이블 오를듯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고위 공직자 특강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관세 협상의 극적 타결에 따라 대통령실은 곧바로 한미 정상회담 일정 조율 및 준비에 착수했다. 큰 틀의 관세 합의는 이뤄졌지만 세부적으로 논의할 조항들이 많이 남은 데다 이번 협상에 포함되지 않은 국방·안보 등 굵직한 현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미 외교 라인은 이날부터 양국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향후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이 양자 회담을 위해 백악관으로 올 때 (합의된) 액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회담 시점은 8월 중순이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협상 타결로 고무된 분위기를 살려 최대한 회담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김용범 정책실장도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다음 주라도 날짜를 잡으라고 했다 한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국빈 방문이 아닌 실무 회담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도 속도감 있게 추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미국의 요구대로 일정을 서두르면 8월 첫 주에 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 양국 정상회담은 2023년 4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방미 이후 약 2년 3개월 만이다.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이날 타결된 관세 협상의 세부 논의다. 이날 발표된 내용 중에는 양국이 해석이 갈리는 대목이 있다. 가령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수익 배분에 대해 미국 정부는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 실장은 “재투자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펀드의 직접 투자 및 대출, 보증의 비율과 세부적인 투자 분야 등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펀드도 구체적인 사안을 더 살펴보고 조율할 필요가 있다”며 “유지·보수·정비(MRO)의 경우 전부 미국에서 이뤄지는지, 국내 조선소에서 수주할 수 있는지 따져보고 가능한 한 국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관세 협상 발표에 포함되지 않은 국방비 증액과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강화 등 의제도 회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 간 협의 중인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에 가장 이목이 쏠린다. 21세기의 달라진 환경에 맞춰 한미 동맹을 현대화해야 한다는 취지 자체에는 한미 간 공감대가 있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첨예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구상하는 한미 동맹 현대화의 중심에는 ‘중국 견제’라는 트럼프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자리 잡고 있다. 일례로 그동안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대북 억제력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향후 대만해협에서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경우 한국 역시 동맹국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워싱턴 조야에서는 중국 견제에 맞춰 주한미군을 재배치하는 ‘전략적 유연성’ 확보를 주장하기도 한다. 현재 2만 8500명 규모의 주한미군을 괌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다른 기지로 재배치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역할 확대’의 일환으로 방위비 분담금 및 국방비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부터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지속적으로 압박해왔으며 2기부터는 방위비 분담금뿐 아니라 국방비 총액을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명예교수는 “통상, 경제 현안은 큰 틀에서 논의가 이뤄진 만큼 한미 정상회담에선 안보 분야가 주요하게 다뤄질 것”이라며 “주한미군 감축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까지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알려진 만큼 북미 관계에서 한국의 중간 역할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3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외교장관회담은 동맹 현대화의 세부 내용을 예측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한미 정상회담을 거쳐 9월께 트럼프 2기 정부의 국방 전략을 담은 ‘2025 국방전략(NDS)’이 확정되면 한미 동맹 현대화를 위한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