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복싱계에서 이틀 사이 선수 두 명이 숨지는 참극이 발생했다. 이에 일본복싱위원회(JBC)는 긴급 대책으로 "일본에서 열리는 모든 지역 타이틀전을 12라운드에서 10라운드로 단축한다"고 발표했다.
1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달 2일 도쿄에서 열린 동양·태평양복싱연맹(OPBF)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8라운드 KO패를 당한 뒤 뇌 손상을 입은 우라카와 히로마사가 9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28세. 앞서 8일에는 같은 대회에서 경기 도중 부상을 입은 고타리 시게토시(28)가 숨졌다.
두 선수 모두 경기를 마치고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으로 긴급 이송, '경막하 혈종' 진단을 받고 수술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막하 혈종은 대부분 두부 외상에 의해 발생되며, 두개골과 뇌 사이에 피가 고이는 질환이다. 조치가 늦어지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잇단 비보에 세계복싱기구(WBO)는 성명을 내고 "요지 사이토와 경기하다 부상을 당해 세상을 떠난 우라카와의 비보에 애도를 표한다"며 "고타리가 사망한 다음 날 또다시 비극이 발생했다. 유가족과 일본 복싱계에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사건 이후 일본복싱위원회(JBC)는 모든 OPBF 타이틀전을 종전 12라운드에서 10라운드로 축소하기로 했다. JBC는 사망 경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 오는 9월 관련 대책 회의를 열 예정이다.
안코우치 쓰요시 사무국장은 복싱계에서 폭력성과 공격성이 과거보다 높아졌다며 "공격 기술의 급격한 향상에 비해 방어 기술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공격에 노출되는 선수가 어떻게 방어할 수 있을지 더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들어 세계 복싱계에서는 3차례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월엔 아일랜드 복서 존 쿠니(28)가 벨파스트에서 열린 경기에서 웨일스의 네이선 하웰스와 맞붙다 뇌 손상으로 쓰러져 숨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