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스타트업 오투메디가 난치성 질병 치료의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20년 8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산학협력관에 설립된 이 회사는 난치성 질병 치료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나타내고 있다.
오투메디의 핵심 기술은 물리적 에너지를 활용한 광화학 물질 개발이다. 오투메티는 최근 대학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항암제 내성 원인으로 알려진 암세포의 자가포식을 억제할 수 있는 광 반응 화합물을 개발했다.
그동안 암세포의 변화무쌍한 적응력은 항암제 개발의 주요 장애물로 꼽혀왔다. 세포 안에 생긴 노폐물을 분해하는 자가포식도 그 적응 기전 중 하나다. 암세포는 자가포식을 통해 항암제를 배출하고, 분해된 노폐물 성분으로 부족한 에너지원을 메우며,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자가포식을 억제하기 위해 모폴린과 이리듐으로 구성된 광 반응 화합물을 개발했다. 모폴린은 세포의 리소좀만 표적하는 역할을 하며, 이리듐은 빛을 받아 산화 손상을 일으킨다. 약물내성 췌장암세포가 이식된 쥐에게 광반응 화합물을 투입한 뒤 적외선을 쬐면 젬시타빈 항암제 내성이 생긴 췌장암 조직이더라도 7일 만에 암이 줄어들어 완전히 사라졌다.
그동안 기존 항암제는 약물 내성, 고형암 주변의 섬유화 조직으로 인한 약물 전달 효과 저하, 정상 세포 손상에 따른 부작용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오투메디의 기술은 약물 투여 후 빛이나 초음파를 조사한 부위에만 암세포를 사멸시켜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고형암 주변의 특이 섬유화 조직을 파괴해 기존 항암제의 효과를 증대시키는 병용 치료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권태혁 오투메디 대표는 “자가포식으로 약물내성이 생긴 주요 난치암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투메디는 난치성 질병 중에서도 치료가 어려운 췌장암을 목표 질병으로 삼았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가장 낮을 뿐 아니라 효과적인 표준 치료제가 부족하며 수술이 가능한 경우에도 높은 재발률을 보인다. 암 주변 환경이 딱딱하게 굳어진 섬유화 상태와 저산소 상태로 인해 기존 약물의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오투메디의 췌장암 치료제 후보물질은 동물 모델 실험을 통해 섬유화된 조직을 파괴해 항암 면역 환경을 개선하고, 저산소 상태의 암세포까지 사멸시키는 효능을 입증했다. 이는 기존 표준 치료제 대비 180배에 달하는 항암 효과를 보였으며, 암 재발도 확인되지 않아 췌장암 치료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됐다.
오투메디는 이를 통해 글로벌 빅파마로의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오투메디는 핵심 기술인 플랫폼 기술 이전과 이미징 연구용 시약 판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확보하고 있다.
권 대표는 “오투메디는 암 치료 시장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고 있다”며 “반복 투여나 암 재발 시 발생하는 기존 항암제 내성 문제, 저산소 및 조직 섬유화에 의한 약효 문제, 반복적인 방사선 치료에 따른 정상 조직 손상 및 내성 문제 등을 해결하며 암 정복이라는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투메디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TIPS) 과제, 강소특구 기술이전 사업화 과제 등 정부 지원 개발 과제를 수주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두 곳의 엑셀러레이터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성공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 2세대 치료제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오투메디의 3세대 차별적 효능 물질들은 시장 점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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