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서(원화 약세) 수입물가지수가 6개월 만에 상승했다. 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10월 말까지 두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7월 수입물가지수(2020년=100)가 134.87로 전월 대비 0.9% 올랐다고 14일 밝혔다. 수입물가지수가 상승한 것은 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모두 상승하면서 수입물가를 끌어올렸다. 7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75.22원으로 전월 대비 0.6% 올랐고 두바이유 가격도 배럴당 69.26달러에서 70.87달러로 2.3%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원재료(1.5%)가 광산품(1.8%)을 중심으로 올랐고, 중간재(0.6%)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1.6%)와 화학제품(0.8%)이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0.5% 뛰었다. 세부 품목 중 메틸에틸케톤(7.8%), 기타 귀금속 정련품(12.3%), 플래시메모리(4.9%), 2차전지(2.3%) 등의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수입물가는 통상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향후 물가에도 상승 압력이 될 수 있다. 다만 수입물가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8월 들어 두바이유는 전월 대비 1.1%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1.0% 상승하며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추세적 상승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획재정부는 휘발유는 유류세의 10%,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는 유류세의 15%를 인하하는 유류세 한시적 인하를 10월 말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ℓ당 △휘발유 82원 △경유 87원 △LPG 부탄 30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향후 2개월간 더 유지된다. 한은의 수입물가지수는 세금을 제외한 기초 가격을 기준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유류세 인하 효과는 소비심리 개선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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