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하루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 합의하지 못하면 제재 카드까지 꺼낼 수 있다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또 유럽이 우려한 영토 협상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포함한 다음 협상에서 다룰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15일 “미러 정상회담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제재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며 “이번 회담이 (푸틴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두 번째 회담을 마련할 것이고 성공적이지 않을 가능성은 25%”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우크라이나까지 포함한 3자 회담 개최 장소로 3곳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가장 쉬운 방법은 알래스카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불러 회담을 연이어 개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아가 진행자가 미국 연방 상원이 러시아산 제품을 수입하는 국가에 대한 고율의 2차 관세를 도입하는 법안을 심의 중인 사실을 거론하며 ‘추가 제재를 할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해결되지 않는다면 물론”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경제적인 제재와 인센티브가 모두 매우 강력한 대러 협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두 정상이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가질 것”이라고 알린 부분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할지, 단독으로 할지 지금으로서는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이 포함된 3자 회담과 관련해 영토 문제를 거론하며 “나는 ‘뭔가를 분배한다’는 말을 쓰고 싶지 않지만 그것이 나쁜 표현은 아니다”라며 “어느 정도 경계와 땅 등에서 주고받기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확보한 영토 일부를 넘겨주는 협상이 있을 수 있다고 암시한 셈이다. 러시아는 이날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셰르비니우카, 안드리이우카-클레우초베 등 2개 마을을 추가로 장악하는 등 점령지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이 정상회담의 중심 주제가 될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무역과 경제 분야를 포함한 양국 협력의 추가 발전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협력은 엄청난 데도 안타깝게 아직 개척되지 않은 잠재력이 있다는 데 주목하고 싶다”며 “평화와 안보를 보장하는 광범위한 문제와 현재 가장 시급한 국제·지역 현안도 당연히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미러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전쟁 포로를 84명씩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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