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투표가 20일 시작되면서 당권 주자들이 막바지 표심 공략에 총력전을 벌였다. 반탄(탄핵 반대)파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정부·여당과 맞서 싸울 전투력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을 꾀한 반면 찬탄(탄핵 찬성)파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반탄파 주자들을 “극우 세력”이라고 비판하며 당 쇄신의 적임자를 자처했다.
이날 특검의 압수수색 저지를 위한 당사 농성을 8일째 이어간 김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국민 주권과 당원 주권으로 이재명의 폭주를 반드시 멈춰야 한다”며 “이대로 두면 자유대한민국과 시장경제의 가치는 한순간에 무너지고 일당독재의 길이 열리고 만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 김문수,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언제나 앞장서 싸워왔다”면서 “앞으로도 물러섬 없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어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같은 반탄파인 장 후보의 추격을 두고 “우리 당에 젊고 좋은 분들이 많이 있는데 이번에 장 후보가 과감하게 도전해서 상당한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고 여유를 보였다.
장 후보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특검의 압수수색에 반발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투쟁력 부각에 주력했다. 장 후보는 시위에 앞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여당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한없이 무뎌진 반면 전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특검은 갈수록 서슬 퍼런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며 “국민과 국민의힘을 억압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당당히 맞서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후보는 판세와 관련해 “여러 사정들을 감안해서 당원들께서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실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반면 찬탄파인 안 후보는 투표 첫날 당 ‘텃밭’인 대구·경북을 돌며 막판 당심 공략에 집중했다. 안 후보는 출발에 앞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타깝게도 지금 다른 당 대표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참담하기만 하다”며 “이재명에게 완패한 뒤에도 반성은커녕 빈번한 말 바꾸기로 일관하며 과거에 머물러 계신 분, ‘윤 어게인’을 추종하며 극단 세력 전한길 씨를 공천하겠다고 하시는 분, 심지어 우리 당 동지들 중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고 특검에 말씀하시는 분”이라고 김·장·조 후보 모두 비판했다.
조 후보는 이날 언론 인터뷰를 잇따라 갖고 극우 세력과의 절연과 당내 인적 쇄신을 거듭 약속했다. MBC에 출연한 조 후보는 반탄파 김·장 후보를 “극우 세력”으로 규정하며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전 씨를 감싸고 돌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반탄파인 김·장 후보의 우위가 계속 확인되자 이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투표했다. 조용히 상식의 힘을 보여달라”며 찬탄파 주자들의 지지를 에둘러 호소했다.
투표는 21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며 당원 선거인단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80%와 20%씩 반영한다. 국민의힘은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리는 제6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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