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기온 38도 아니고 48도?"…극한 폭염에 16일간 1100명 숨진 '이 나라'

스페인 무르시아 지역의 한 도로에 온도계가 48도를 가리키고 있다. EPA연합뉴스

스페인이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로 최악의 피해를 겪고 있다. 최근 16일 동안 이어진 폭염으로만 1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AF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공공 보건 연구소인 '카를로스 3세 보건연구소'는 지난 3일부터 18일까지 폭염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가 114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대부분은 65세 이상 고령자이거나 기저 질환을 앓고 있었다. 연구소는 지난 7월 한 달간 폭염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가 1060명에 달했다고 분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증가한 수치다.

낮 기온은 40도를 웃돌며 18일까지 이어졌다. 19일 들어 4도가량 떨어졌지만 산불은 잦아들지 않았다. AP·AFP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전역에서 산불이 확산하며 19년 만에 최악의 피해가 발생했다.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우렌세 지역 카르바예다 데 아비아에서 산림 관리원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스페인에서 산불로 4명이 숨졌고, 영국 런던 광역시 면적의 두 배를 넘는 38만2000㏊(3820㎢)가 불탔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피해 면적(30만6000㏊)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다. 피해 지역에서는 철도 운행이 중단되고 도로가 폐쇄됐으며 수십 개 마을 주민들이 대피했다.

내무부는 방화 혐의로 지금까지 32명을 체포했고 188건의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산불 피해 지역인 엑스트레마두라를 방문해 "최근 폭염이 산불을 부추겼다"며 "과학과 상식은 기후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염이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위태롭고 어려운 상황"이라며 극도의 주의를 당부했다.

피해는 이웃 국가 포르투갈로도 번졌다. 산불로 지금까지 2명이 숨졌으며 23만5000㏊(2350㎢)가 소실됐다. 이는 2006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피해 면적의 5배에 달한다.

"최고기온 38도 아니고 48도?"…극한 폭염에 16일간 1100명 숨진 '이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