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일대에 필로폰과 케타민을 밀수해 유통하려던 태국발 마약 조직이 국제공조 수사로 무더기 검거됐다. 경찰은 해외에서 밀수를 지휘한 총책과 국내 운반·유통책까지 함께 붙잡았다.
서울서초경찰서는 태국에서 필로폰과 케타민 6㎏을 들여온 총책을 포함해 피의자 12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9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이들이 보관하던 마약 2.4㎏을 압수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이른바 ‘바디패커’ 방식으로 마약을 들여왔다. 몸에 필로폰과 케타민을 부착해 은닉한 채 국내로 반입한 것이다. 적발된 밀반입책만 5명에 이른다.
밀수된 마약은 텔레그램 판매채널을 통해 유통됐다. 경찰은 이를 추적해 유통책(일명 ‘드라퍼’) 5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지인을 통해 범행에 가담하거나 고액 아르바이트 제안에 속아 조직에 끌려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총책 2명은 국내 밀반입책이 붙잡히자 태국 현지에서 잠적했다. 경찰은 인터폴 적색수배를 발부받아 태국 마약통제청과 공조 수사를 벌였고, 지난 4월 아·태지역 마약법집행회의(R-IDEC)에서 태국 경찰과 긴밀히 협의한 끝에 지난 8월 초 피의자를 국내 송환해 구속 송치했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해외 총책과 국내 유통망을 동시에 검거한 드문 사례”라며 “앞으로도 해외 수사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해 마약사범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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