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언론매체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돌풍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애니메이션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보다 오히려 미국 부모들을 사로잡으며 예상치 못한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모두의 머리를 흔들게 하고 있다. 특히 부모들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영화에 빠진 부모들의 구체적 사례를 다수 소개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거주하며 2~13세 자녀 다섯 명을 둔 실비아 크루즈(41)는 처음 자녀들이 이 영화를 보고 싶다고 했을 때 부정적 반응을 보였으나, 영화 시청 후 본인이 더 빠져들어 현재까지 최소 12번 이상 시청했다고 밝혔다. 크루즈는 "멜로디가 정말 풍부하고 섬세해 몸이 자연스럽게 함께 리듬을 타고 따라 부르지 않을 수 없게 된다"며 음악적 완성도를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LA) 거주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자 4세·8세 두 아들을 둔 크리스 만(43)은 NYT 인터뷰에서 "무언가가 이렇게 지배적일 때 그것을 무시하기는 어렵다"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2025년 인터넷을 뒤흔드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이런 사례들을 근거로 "특수한 것 안에 보편적인 것이 담겨 있다는 제임스 조이스의 말처럼, 최근 영화들 중 이 작품만큼 그런 생각을 잘 구현한 작품은 없을 것"이라며 "케이팝을 접해본 적 없는 관객들도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영화가 일반적인 콘텐츠 소비 패턴과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신작이 공개 직후 반짝 시청량을 기록한 뒤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는 일반적 트렌드와 달리,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오히려 역주행 기록을 세우고 있다. 닐슨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월 공개 첫 주 스트리밍 시간이 약 2억5000만분이었으나 다음 달 4배 이상 증가해 7월 넷째 주 10억분을 돌파했다.
이 같은 인기는 영상 콘텐츠에 국한되지 않고 음악 시장으로까지 확산됐다. 영화 사운드트랙 '골든'(Golden), '유어 아이돌'(Your Idol), '소다 팝' 등이 빌보드 차트 톱 10에 진입하며 케이팝의 미국 내 영향력을 재확인시켰다. NYT는 이번 열풍을 두고 "과거 '엔칸토'와 '겨울왕국' 같은 디즈니 작품들이 달성한 문화적 영향력에 도달하고 있다"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는 세계적으로, 특히 미국에서의 케이팝 팬덤 성장과 한국 문화 수출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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