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일주일 앞두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얼굴 마비 증상을 겪은 30대 미국 여성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최근 시카고에 거주하는 켈리 스텍(30)이 결혼 준비 과정에서 램지헌트증후군을 앓게 된 사례를 보도했다고 전했다.
켈리는 2022년 7월 현재 남편과 약혼한 후 2023년 10월 결혼식을 위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완벽한 결혼식을 위해 부부는 약 5만 달러(약 7000만 원)의 비용을 투입했다. 하지만 결혼식 일주일 전부터 켈리에게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른쪽 귀에 통증이 발생하면서 귀가 붓고 물집이 생겼다. 켈리는 즉시 응급실을 찾아 스테로이드와 항생제 처방을 받았으나 증상은 계속 악화됐다. 식사를 하는 것조차 어려워졌고, 결혼식 전날에는 오른쪽 얼굴이 완전히 마비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얼굴 마비로 인해 켈리는 정상적인 표정을 짓기 어려웠고, 웃으려 할 때마다 얼굴이 비뚤어져 보였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결혼식을 취소할 수 없었던 켈리는 결국 화장으로 증상을 최대한 가린 채 식을 강행했다. 결혼식 당일에는 오른쪽 눈꺼풀마저 움직이지 않아 눈을 제대로 감을 수도 없는 상태였다. 결혼식 후 병원을 찾은 켈리는 램지헌트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램지헌트증후군은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귀 근처 얼굴 신경에 침투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과로나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저하되면 체내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서 얼굴 신경을 자극한다. 얼굴을 지나는 신경이 매우 좁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염증과 부종이 발생하면 신경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 이로 인해 환자의 얼굴 절반이 마비되고 피부에는 물집과 발진이 나타난다. 환자의 50% 이상이 신경통을 경험하며 두통,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한 귀가 부어오르고 시간이 지나면서 한쪽 귀에서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청각 이상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명이나 난청 증상도 발생해 단순한 귀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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