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표 선출을 위한 결선투표가 24일 시작된 가운데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막판 표심 공략에 나섰다. 김 후보는 탈락한 찬탄(탄핵 찬성)파 표심 흡수에 적극적인 반면 장 후보는 반탄(탄핵 반대)파로서 선명성을 강조하며 강성 당심 결집을 노리는 양상이다.
김 후보는 이날 당내 화합의 중요성을 재차 부각시키며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찬탄파 안철수·조경태 의원과 친한(친한동훈)계 지지층에 구애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후보는 입장문에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모든 당원과 의원들을 설득해 하나의 단일대오를 세우는 일”이라며 “모든 세력과 연대해 자유대한민국을 지킬 때 비로소 승리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특히 장 후보가 이른바 내부 총질자에 대한 인적 쇄신을 주장하는 데 대해 “제1야당인 우리는 이재명 재판 계속 서명운동, 이재명 장기 집권 반대 투쟁 등 독재로 치닫는 이재명을 막기 위한 투쟁의 최전선에 서야 한다”며 “우리 국회의원들이 이재명 편에 설 것이라는 주장은 바뀐 현실을 외면한 ‘머리와 말의 경직성’이자 단순한 ‘패배주의’”라고 비판했다.
전날 방송 토론회에서도 김 후보는 “의원 한 분 한 분이 중요하고 107석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보석 같은 존재”라며 “설득하고 대화해야지, 암세포처럼 잘라내야 한다는 것은 과도한 발언”이라고 찬탄파 포용에 주력했다.
김 후보는 또 안 의원과 오찬 회동을 하고 조 의원과는 전화 통화를 하는 등 결선투표 캐스팅보트를 쥔 찬탄파와 친한계 표심을 가져오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민주주의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제도”라며 “결선투표에 적극 투표해서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달라”고 썼다. 사실상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반면 장 후보는 ‘당론을 어길 경우 출당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찬탄파 등과 강한 대립각을 세웠다. 김 후보와는 반대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층을 비롯한 강성 당원 표심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장 후보는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당의 10%도 안 되는 의원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당론을 어기면 결국 당을 심각한 위기로 또 빠뜨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의 통합론을 두고도 “토론회 과정에서 조경태 의원 한 명도 설득하지 못했다”며 “내가 용광로니까 설득하면 다 될 거라는 건 너무 장밋빛 기대”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와 한 전 대표의 밀착과 관련해서는 “1차 경선에서 김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이 이탈해 저에게 온다면 그것은 두 표 차이가 나는 것”이라며 “누가 보더라도 탄핵을 찬성했던 한 전 대표와 손잡은 것처럼 보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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