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히로히토(쇼와) 일왕(1926~1989년 재위)을 조롱하는 딥페이크 영상이 확산한 것과 관련해 중국 측에 항의했다.
27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더우인(틱톡)과 샤오홍슈 등 동영상 플랫폼에는 히로히토 일왕이 개처럼 네발로 기어다니며 짖는 모습을 구현한 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 영상은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26일 저녁 기준으로 문제의 일부 영상은 삭제됐지만 아직도 시청이 가능한 영상도 남아있다.
이와 관련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영상을 인지하고 있으며 부적절하다”며 “일·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궈자쿤 대변인은 “현재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만 언급했다.
히로히토 일왕은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시기 일본을 통치한 인물로 중국 내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최근 중국 내에서는 전승절(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기념일·9월 3일)을 앞두고 반일 정서를 자극하는 콘텐츠가 다수 확산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다음달 3일 베이징에서 전승 80주년 열병식을 열 예정이다. 같은 시기 일본군 731부대의 생체실험을 다룬 영화 ‘731’이 개봉하는 등 반일 분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이번 전승절 행사가 반일 색채가 짙다며 각국 정상들에게 참석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역사를 정직하게 직시하고 침략의 과거를 반성해야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일본 정부에 엄정 항의하고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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