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민의 발’ 마을버스의 운행 횟수와 배차 간격을 현실화해 승객 대기시간을 줄이는 등 운행 품질을 높인다. 운수업체에 지급되는 보조금 지원 방식도 합리적으로 개선하며 엄격한 회계 관리를 통해 예산 낭비도 막기로 했다.
시는 마을버스 운행 과정에서 시민 불편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 파악과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해 집중 점검을 펼치고 전문가 의견 수렴, 내부 태스크포스(TF) 운영 등을 거쳐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28일 밝혔다.
마을버스는 도심과 주거지역을 연결하며 작은 골목을 누비는 대중교통 수단이다. 시는 2023년 8월 요금을 인상하고 2019년(192억 원)보다 115% 증가한 412억 원의 지원금을 올해 투입하는 등 지원을 확대해왔지만 노선별 운행 횟수는 24% 줄어드는 등 시민 불편이 줄지 않고 있다. 이에 시는 252개 마을버스 노선 운행 현황과 운수업체 재정지원, 경영 실태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이 과정에서 운행 시간 미준수, 일정치 않은 배차간격 등의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가령 A 업체는 출퇴근 시간대 10분 간격으로 10대를 운행하기로 등록했지만 실제로는 6대만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업체는 첫차 출발시간이 인가 시간과 24분 차이가 났고, 막차는 인가 시간보다 32분 일찍 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업체는 차고지에 세워둔 미운행 차량까지 보조금을 신청한 사례도 적발됐다.
이에 시는 이달 초 ‘마을버스 심의위원회’를 시작으로 논의를 시작했으며 실무사항은 시와 운수업체가 협의해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도출된 개선안에는 운행 횟수와 배차 시간 현실화가 담겼다. 승객이 많은 평일엔 증차, 토·공휴일엔 횟수를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승객 대기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자치구와 운수업체 간 적정 운행 횟수에 관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10월까지 노선별 시범 운영과 운수종사자 휴게시간, 충전을 위한 공차거리 등도 추가 반영해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보조금 지원 방식도 등록 대수가 아닌 운행 대수를 기준으로 개선된다. 그동안은 등록대수를 기준으로 마을버스 재정지원금이 산정되다 보니 실제 운행하지 않는 차량에도 보조금이 지급되는 문제가 있었다. 또, 운행률이 높을수록 더 많은 보조금을 차등 지원하는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된다.
운수업체들은 재무 건전성 확보에도 나서야 한다. 우선 표준회계처리 지침을 지키도록 이행 여부를 검증하고, 업체별로 회계법인도 지정한다. 회계 전문가가 연 1회 합동점검을 진행하며 보조금 용도 외 사용이 의심되면 환수 조치도 내려질 예정이다.
김태명 서울시 교통기획관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마을버스 운송서비스 개선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마을버스 업계의 적극적인 동참과 협력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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