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막바지 전국 곳곳에서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해수온도 상승과 함께 비브리오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5일 지속되는 폭염을 고려해 식중독 예방수칙을 적극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장염 비브리오균은 바닷물 온도가 15도 이상이 되면 증식을 시작해 20~37도에서 매우 빠르게 증식한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수온이 상승하는 5~10월에 활발히 증식하며, 해수온도가 18도 이상일 때 급속히 증식한다. 이 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날것으로 섭취하거나 오염된 바닷물이 상처 난 피부에 접촉해 감염될 수 있다. 감염 시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만성 간질환 등 기저질환자가 감염될 경우 패혈성 쇼크로 사망할 위험이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균 감염은 16~24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급성 발열과 오한, 혈압 저하, 복통,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난다. 증상 시작 24시간 내 다리에 발진과 부종, 수포가 생기며 피부 및 피하조직이 괴사하는 병변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살 파먹는 세균'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해외에서도 비브리오 패혈증균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생굴을 섭취한 주민 2명이 비브리오 패혈증균 감염으로 사망했다. 루이지애나주 보건당국은 올해 비브리오 패혈증균 감염으로 총 4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절반인 2명이 생굴 섭취와 직결된 사례라고 발표했다. 주 내에서 20여명이 추가로 이 세균에 감염돼 입원했으며, 이 중 80% 이상이 바닷물에 상처가 노출되면서 감염된 것으로 분석됐다. 루이지애나주 당국 관계자는 "감염자 5명 중 1명은 발병 후 1~2일 안에 사망한다"고 경고했다.
식약처는 비브리오 식중독 예방을 위해 활어 등 수산물을 취급하는 음식점의 수족관 물이 비브리오균에 오염됐는지 신속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비브리오패혈증균 예보 및 예보 단계별 대응 요령을 '비브리오 예측시스템'에서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주요 낚시터, 해루질 포인트, 해수욕장에 대한 비브리오패혈증균 예측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비브리오 예측시스템은 패혈증균 발육에 영향을 미치는 수온, 해수 교환율, 과거 균 검출이력 정보의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패혈증균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도 매년 5~6월부터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는 이 감염증은 철저한 예방이 필수다. 특히 간질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고위험군은 어패류 생식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 피부 상처가 있을 때는 바닷물과의 접촉을 금해야 한다. 여름철 어패류는 5도 이하 저온 보관하고 85도 이상 고온에서 완전히 가열 조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어패류 취급 시 장갑 착용과 조리도구 소독도 필수 수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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