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연기 속 화학물질이 몸 안의 면역세포와 결합해 췌장암 위험을 높이고 증세를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 로겔 암센터 티머시 프랭클 교수팀은 6일(현지시간) 미국암연구학회(AACR) 학술지 캔서 디스커버리(Cancer Discovery)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담배 속 화학물질을 비롯한 환경 독소가 체내 특정 면역세포와 결합해 ‘인터류킨-22’(IL-22) 분비를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췌장암 모델 생쥐의 종양이 더 공격적으로 성장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프랭클 교수는 “환경 독소에 노출된 생쥐에게서 종양이 훨씬 크게 자라고 몸 전체로 전이되는 극적인 변화가 나타났다”며 “이는 왜 흡연자가 췌장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고, 비흡연자보다 예후가 나쁜지를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흡연은 대표적 악성 종양인 췌장암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치료 성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췌장암 환자 가운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흡연량에 비례해 전체 사망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팀은 췌장암 모델 생쥐를 담배 연기에 포함된 다이옥신계 물질(TCDD)에 노출시킨 뒤 종양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종양이 빠르게 커지고, 전신으로 퍼지는 전이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체내 독소와 면역세포의 결합, 그리고 이어지는 면역 억제 작용을 단계별로 규명했다.
프랭클 교수는 “췌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췌장에 염증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반드시 흡연을 피해야 한다”며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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