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도심에 있는 정부청사가 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청사가 직접 공격당한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는 이날 전쟁 발발 이래 하루 최대 규모의 드론을 동원해 키이우뿐 아니라 크리비리흐, 드니프로 등에도 공격을 감행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공습을 ‘무차별 살인’이라고 규탄하고 러시아에 대한 휴전 압박 강화를 촉구했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텔레그램에서 “처음으로 정부 청사 옥상과 상층이 적의 공격 탓에 훼손됐다”고 밝혔다. 스비리덴코 총리가 텔레그램에서 공개한 사진에는 정부청사 건물 상층부에서 창문을 통해 붉은 화염과 연기가 솟아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키이우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정부청사는 우크라이나 행정부 주요 부처가 입주해 있으며 주요 장관 집무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스비리덴코 총리는 “건물은 복구하겠지만 잃어버린 생명은 되찾을 수 없다”며 “적들이 매일 공포를 조성하고 나라 전역에서 우리 국민을 살해하고 있다”고 러시아를 비난했다.
러시아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서방으로부터 종전 협상에 참여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지만 오히려 우크라이나를 향한 공세의 수위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키이우 외에 크리비리흐, 드니프로, 크레멘추크, 오데사 지역도 공격했다.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간밤에 드론 805대, 미사일 13기를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 동원된 드론 규모는 전쟁 발발 이래 하루 최대 규모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날 공격으로 갓난아기 1명을 포함해 최소 4명이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관리를 인용해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러시아가 800대 이상 드론과 미사일 13발을 쐈고 초기 정보에 따르면 드론 몇 대는 우크라이나-벨라루스 국경을 넘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진정한 외교가 한참 전에 시작될 수도 있었을 텐데 지금 이런 살인은 의도적 범죄이며 전쟁을 질질 끌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크렘린궁 범죄자들이 살인을 멈추도록 힘을 쓸 수 있다. 필요한 것은 정치적 의지”라며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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